싸늘한 중원 민심..'세월호 심판론'에 힘

2014. 6. 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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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朴대통령 당선 일등공신' 충청서 전패 왜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도는 새누리당을 철저히 외면했다.

충남·북과 대전, 세종시의 4개 광역단체장은 고스란히 새정치민주연합에 넘어갔다. 교육감 선거에서도 충남과 세종, 충북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야당이 선전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충청 민심이 18개월여 만에 싸늘하게 식어버린 셈이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이 사라진 후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이 충청권을 모조리 접수한 뒤 8년 만에 나타난 '싹쓸이' 현상이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다가 투표장에서 여당을 엄하게 심판한 충청 유권자의 표심을 좌우한 1순위 요인은 우선 '세월호 심판론'으로 봐야 한다. 여권 후보들의 실세 도지사·시장론은 야권 후보들의 '무능한 정부 심판론'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공학적으로는 야권 후보에 비해 인물에서 밀렸다는 게 중론이다. 새정치연합의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이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이후 대권에 도전할 만한 인물이 없던 충청권에서 안 당선자는 기대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지만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는 정치적 비중이 이에 못 미쳤다. 충남 유권자들은 도의회 비례의원 정당투표에서는 새누리당에 46만명(새정치연합 지지 33만명)이 투표한 반면 정 후보에게는 39만명(안희정 지지 46만명)만 투표했다.

충북지사나 대전시장 선거에서는 두 후보가 출신 지역이나 학력, 이력이 엇비슷해 차별화하기 힘들었다. 세종시장 선거에서도 야당 후보에 비해 여당 후보가 객관적인 스펙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합당 후 과거 자유선진당 인사를 활용하지 못하고 야당의 경쟁자로 성장하도록 방관한 새누리당의 패착도 한몫했다. 새누리당 측은 2명의 현역 선진당 출신 구청장을 내쳤고 새정치연합은 이들을 후보로 기용했다.

세종시장 선거에서는 박 대통령의 '관피아 척결'이 공무원이 많은 세종시에서 역풍을 부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한 박 대통령을 당선시켰지만 세종시 발전을 위한 움직임은 이명박정부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불만도 작용했다. 이상일 의원은 개인 성명에서 "서울에서 참패했고 충청지역 광역단체장 4곳 모두 패배했으며 부산에선 무소속 후보에게 절반에 가까운 득표를 허용했다는 사실에서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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