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베스트 오퍼.."당신의 사랑은 진품인가요?"

윤종은 기자 입력 2014. 5. 29. 11:35 수정 2014. 5. 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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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뷰] 베스트 오퍼 |쥬세페 토르나토레|★★★★☆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영화 '베스트 오퍼'는 2010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유행어를 떠올리게 한다. 당신의 선택에 얼마나 확신이 있나. 그 선택을 위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가. 그 선택이 잘못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 선택 전 많이 생각하는 당신에게 이 영화는 '베스트 오퍼'인가를 묻는다.

'베스트 오퍼'는 경매에서 최고 제시액을 뜻하는 용어다. 인생과 맞바꿀만한 최고 명작을 만났을 때 제시할 수 있는 최고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는 미술품에 쓰이는 이 용어를 우리의 인생으로 끌고 들어왔다. 삶의 기회를 만났을 때, 흔히 '올인' 할때 기대감과 확신, 그 안의 불안감을 영화에 적절히 녹여냈다.

베스트 오퍼할 때 중요한 건 그 대상이 진짜라는 확신이다. 미술품이라면 진품이어야 할 것이고, 기회라면 나에게 득이 되어야 하고, 사랑이라면 진실한 마음이어야 한다.

선택할 때 우리는 한 번쯤 의심을 해보곤 한다. 진짜일까? 내 선택이 옳을 것인가? 그러면서도 핑크빛 미래만 생각하기 쉽다. 로또를 사면서 '당첨이 된다면'이라고 기대하고, 입사 지원서를 쓰면서는 '붙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청혼하면서 '이 사람이 나의 마지막 사랑이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영화엔 의미심장한 대사가 나온다. "위조품 안에도 진품의 면모는 있다.", "다른 이의 작품을 모방할 때 위조작가라도 자신만의 무언가를 넣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어쩌면 우리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해야 할 생각일 수도 있다. 베스트 오퍼에서 진짜를 얻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가짜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베스트 오퍼를 생각할 만큼 흔들릴만한 무언가 있었다는 게 중요한 건 아닐까. 물론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인 만큼 수업료는 부담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음악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음악을 탄생시킨 엔니오 모리꼬네는 이번 영화에서도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그의 음악은 영화 장면과 절묘하게 어울리며 음악이 연기한다는 느낌을 준다. 화면은 그저 그림을 보여주고 있지만 음악으로 인해 그 그림들이 대사하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베스트 오퍼'는 잔잔한 예술영화다. 페테루스 크리스투스의 '어린 소녀의 초상',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의 '비너스의 탄생' 등 실제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노년의 경매사와 젊은 기계공의 교류는 영화 '시네마 천국' 주인공 알베르토와 토토의 우정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그저 아름다운 예술영화라고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영화 후반부엔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저건 뭐지?'라든가 '말도 안 돼', '허술하네'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결말에 가서 탄식으로 바뀐다. 이탈리아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이라 불리는 쥬세페 토르나토레에게 한 방 맞은 기분이다. 영화에 쓰인 대사 하나하나, 인물, 장치 그 어느것도 허투루 들어간 것이 없다.

최고의 작품, 기회, 사랑을 만난 당신은 최고의 금액을 제시하겠는가? 그럴 가치가 있다고 믿는가? 당신은 베스트 오퍼를 제시하기 전, 최고 명작이라 생각할만한 작품을 봤다는 것에 만족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6월 12일 개봉. 1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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