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선거유세 동행 르포](1) 고승덕 후보 "나는 결코 구름 위 사람 아니다"

김지원 기자 2014. 5. 25. 21: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세차 안 타고 행인 쫓아가 악수.. "전교조, 정치 중립 이탈 땐 규제"

주말인 24일 오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56)는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명함을 줬다. "어떤 당으로 나온 거예요? 진보입니까, 보수입니까?" 그가 묻자 고 후보는 "교육에는 정치적인 진보, 보수가 따로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나가던 여대생은 "후보님 책을 읽었다. < abcd성공법 > "이라며 "근데 교육감 선거 나온 건 오늘 알았다"고 말했다. 장소를 옮기면서 고 후보는 "아직 제가 교육감 선거에 나온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웃었다. 그래서 거리에 붙인 플래카드에 '교육감은 고승덕'이라고 쓴 것일까.

고 후보는 24·25일 청계산·석촌호수·홍대입구역 등을 더 찾아 거리유세를 했다. 세월호 사고를 의식한 듯 유세차에 직접 오르진 않았고, 몇 명이 지나가면 꼭 따라가 적어도 한 사람과는 악수하고 돌아왔다. "TV에서 봤다"며 먼저 알아보는 사람도 있고, "고승덕이다!"라며 사진 찍고 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인지도가 높은 덕을 보는 듯했다. 그는 '고시(사법·외무·행정) 3관왕'의 이미지가 강하다. 학력도 '경기고-서울법대-예일대·하버드대 법학석사-컬럼비아대 법학박사'로 초일류 코스다. 하루에 3~4시간만 자고 17시간 공부했다는 그만의 스파르타식 공부법은 일부 학부모들에겐 '전설'이지만, 입시·수월성 위주의 풍토가 더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나 이질감도 제기된다.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명함을 주고 있다. | 김정근 기자

고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노량진 고시촌에 간 것은 목표를 정해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던 것"이라며 "나는 결코 구름 위의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혼자 틀어박혀 공부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공감교육이라는 내 슬로건처럼 토론 위주 교육을 통해 사회적 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감에 당선되면 중1 진로집중탐색 기간 등을 활용해 사회적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문용린 교육감이 강조하는 인성교육은 '정직·약속·용서'처럼 개인적 차원의 도덕"이라며 "상호 소통하고 서로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가 곧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선두권인 그에게는 다른 후보들의 공격도 집중되고 있다. 고 후보는 미국 영주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의혹 제기에 "영주권을 신청한 적도 없다"고 잘랐다. 지난 20일 보수성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원회의 자리와 다음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교조의 좌편향 교육과 정치적 집단행동은 바로잡겠다고 공격한 것도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전교조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을 내세운 적은 한 번도 없다. 외려 교육계엔 전교조 같은 단체의 활동도 필요하다"며 "다만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벗어난 행위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고 말했다. 왜 출마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2012년) 국회의원 공천 탈락 후 '청소년 교육에 매진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며 "교육감이 된다면 반드시 연임에 성공해 서울 교육의 틀 자체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