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촛불 1보] 청계광장에서 울려퍼진 "아이들을 돌려내라"
주말인 17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세월호 추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1만 5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해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진상규명과 정부의 책임을 요구했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500여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5.17 범국민 촛불행동' 집회를 열었다.
노래 공연으로 시작한 이날 행사는 인권운동가 박진희씨가 사회자로 나섰다. 박씨는 "우리는 잊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않은 19명,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희생자들을 생각한다"며 "우리는 어쩌면 순수하지 못할 진 모르겠지만 양심이 있어 여기 모였다"고 밝혔다.
이후 참석자들은 세월호 실종자를 위한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일부 시민들은 묵상 중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실종자를 구조하라! 아이들을 돌려내라! 박근혜가 책임져라! 진상을 규명하라! 끝까지 밝혀내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주말인 17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세월호 추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1만 5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해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진상규명과 정부의 책임을 요구했다.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
첫 발언자로 나선 경기 안산시 인터넷카페 '엄마의마음'의 오혜란씨는 "살려달라고 구조해달라고 유리창 쳐대면서 마지막까지 불렀을 엄마, 우리의 이름은 엄마"라며 "우리 엄마들은 아이들의 생사가 오가는 그 촌각의 시각에도 너무도 무지하게 눈물을 흘리며 기도만 했다. 그러다 우리 아이들이 처참하게 수장당하는 건 그냥 지켜보기만 한 미개한 엄마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눈 앞에서 아이들 수장시키는 이 무능한 정부를 믿고 눈물이나 흘리며 가만히 앉아 기도만 했다. 참을 수가 없었다. 견딜수가 없었다.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엄마들이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촛불집회 후 광교→보신각→종로 1가→종로 3가→을지로 3가→서울광장 구간(3.1㎞)을 행진한 뒤,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단체 조문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을 1만명으로 신고했지만, 유동인구 등을 포함하면 3만명 이상이 모여 세월호 사고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말인 17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세월호 추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1만 5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상을 하고 있다.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
경우회와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 성향 단체 소속 2500여명도 길건너 동화면세점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 허남설·조형국 기자 nshe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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