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깨진 창문 새 승객 보고도 방치"..해경에 '과실치사' 적용 검토

입력 2014. 5. 12. 08:20 수정 2014. 5. 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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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출동 뒤 40여분 구조 부실…검찰, 이번주 본격 수사

10시17분에 "엄마 아빠 보고싶어" 마지막 카톡 확인

"배가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세월호 참사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전 10시17분 물이 급격히 차오르는 선실에서 지상으로 전송된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가 11일 처음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목포해경 경비정 123정이 사고 해역에 도착(오전 9시30분께)하고도 47분가량 지난 시점이다. 이처럼 해경은 사고 초기 현장에 출동하고도 선내 승객들을 긴급 대피시키거나 구조하기 위한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검찰은 해경에 형사 책임을 묻기로 하고, 곧 관련자 소환 등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비정 123정에 탑승해 현장에 출동한 해경들을 보면 깨진 창문 사이로 승객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도 직접 선내에 진입하거나 구조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며 "사고 현장에서 적극적인 구조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의 구조 동영상 분석 결과도 '해경 처벌론'에 힘을 실어줄 방증이다. 동영상 분석 결과, 123정에 탑승한 해경 14명은 조타실에서 나온 선원들을 구명정에 태운 뒤, 이미 배 밖으로 탈출한 탑승자들만 구조했을 뿐 선내 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다. 커튼줄로 단원고 학생 40여명을 구조한 김홍경(58)씨도 최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기울어진 선체에서 아이들을 꺼내는 과정을 목격하고도 해경들은 그저 바라만 보는 등 적극적으로 구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사고 초기부터 논란이 됐던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직원들의 직무유기 의혹도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진도 관제센터는 관할 해역에 진입보고를 하지 않은 세월호에 그 이유 등을 묻는 교신을 아예 하지 않았고, 세월호의 급변침 사실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이런 탓에 8시55분 세월호 탑승자의 신고를 받은 제주 관제센터로부터 교신을 넘겨받은 오전 9시6분까지 '골든타임' 11분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해경과 민간 구난업체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의 관계,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세모 직원 출신 이용욱 전 해경 정보수사국장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해경에 대한 수사는 이르면 이번주 후반께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은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파트너'이기도 한 해경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하면 수사와 수색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해 미뤄 왔다. 이준석(69·구속) 선장 등 선박직 승무원들의 기소 예정일인 17일 이후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검찰은 해경 쪽의 증거인멸 등에 대비해 지난달 28일 목포해경 상황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들을 확보한 바 있다.

노현웅 김원철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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