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이렇게 철딱서니 없는데.. 세계 최고 아빠래요

2014. 5. 9.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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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아빠의 특별한 고백/데이브 잉글도/더숲

"내가 세계 최고 아빠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런데 여기, 너무나 자신만만하게 "내가 그렇다"고 말하는 남자가 있다. 사진언론학을 공부한 평범한 남자였으나 어느 날 전 세계인의 응원을 한 몸에 받으며 최고의 아빠(?) 소리를 듣게 된 미국인 데이브 잉글도다.

딸 앨리스 비의 출생이 계기가 됐다. 너무나 예쁜 딸을 보면서 '그렇고 그런' 사진 대신 전공을 십분 살려 딸과의 시간을 담기로 하고 이를 과감히 실행에 옮긴 것이다. 미 육군 화학 장교인 아내를 둔 덕에 딸과 둘이 보내는 시간이 남보다 상대적으로 길었던 것도 보탬이 됐다.

앨리스가 태어난 지 3일째 되던 날부터 918일까지 그와 딸이 함께 등장하는 사진은 하나같이 기발하고 웃기다. 철딱서니 없는 아빠는 화생방 마스크를 쓴 채 딸의 기저귀를 갈고(사진), 아내 몰래 젖병에 든 아이의 우유를 커피크림으로 활용한다. 또 아기 목욕을 시킬 줄 모른다며 아기를 세탁기 안에 앉힌 채 울코스 버튼을 누르기도 하고, 가스레인지 옆에 딸을 앉힌 채 요리도 한다. 물론 이렇게 위험천만해 보이는 사진들은 몇 차례 리허설을 거쳐 찍은 컷들을 합성해서 만든 것이다.

여기에 아빠란 이름으로 수행하기엔 결코 쉽지 않은 육아에 대한 저자의 솔직하면서도 위트 있는 고백이 곁들여져 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한 육아책이 완성됐다.

그의 사진은 페이스북에서 이미 전 세계 수백만 명으로부터 '좋아요'를 받아냈다. 미국의 한 일간지로부터는 "가족의 '특별한 추억 만들기'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아내가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있는 동안 함께 김치를 담그고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하는 등 한국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을 수록해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왠지 자식 앞에선 체통을 지키고 모범이 돼야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의 아빠들에게 이렇게 같이 웃고 놀며 추억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책은 말하는 듯하다. 저자처럼 할 수야 없겠지만, 반듯한 사진 대신 나도 저자처럼 망가진 모습(?)으로 사진 한 번 찍어볼까 하는 묘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정용숙 옮김.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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