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정도전' 우왕, 내 연기인생 터닝포인트"(인터뷰)

뉴스엔 2014. 5. 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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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김민지 기자/사진 김창현 기자]

"'정도전'은 내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생존을 위해 힘 있는 자에게 빌붙어야하는 운명. 광기에 사로잡혀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애처로운 눈빛. KBS 1TV '정도전'에서 우왕만큼 심리가 복잡한 인물도 드물다.

유약했던 우왕은 이인임, 이성계, 정도전 등 쟁쟁한 정치가들의 권력싸움 틈바구니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이인임을 국부로 선언하고 이성계에게도 의지하며 최영을 장인으로 만드는 등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우왕의 이면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이들이 언제 자신을 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에 우왕은 점점 미쳐가며 광기어린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우왕의 눈빛에는 살고 싶다는 처절함이 담겨있어 우왕의 패악은 애처롭게 느껴질 뿐이다.

박진우는 자신을 위협하는 이들에 분노하면서도 그들을 두려워하고 점점 미쳐가는 우왕의 복잡한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해냈다. 박진우표 우왕의 처절한 광기는 극 전체를 압도할 정도였다.

박진우는 "처음에는 내 연기가 호평을 받는 지 몰랐다. 유동근 선생님께서 제일 먼저 저에게 잘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때는 선생님께서 저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격려해주시는 줄로만 알았다. 근데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칭찬해주시니까 나중에야 '잘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진우는 우왕의 극단으로 치닫는 우왕의 감정을 잘 드러냈다. 베테랑인 중견연기자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에너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박진우는 "선배님들께서 이끌어주셔서 우왕의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께서 진지하게 연기를 이끌어주시고 도와주셨다. 내가 혼자한 게 아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던 공을 '정도전'에 함께 출연하는 선배들에게 돌렸다.

우왕의 광기는 '정도전' 곳곳에서 표현됐다. 특히 우왕이 자신의 폐위를 거론하는 이성계와 장수들을 기습공격하려다 실패했을 때 실성한 듯 웃는 모습은 우왕 그 자체였다.

박진우는 "사실 그 때 우왕이 웃는 것은 대본에 없었다. 내가 넣은거다. 그 때 한 선배께서 '우왕이 웃는 거 넣은 게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며 해당 장면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렇게 대본에는 없지만 박진우의 개인적인 의견을 더한 장면이 몇 개 더 있다고.

박진우는 "우왕이 사람을 말로 끌고가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우왕이 그 사람을 앉혀놓고 실실 웃는다. 그렇게 웃는 것도 제가 감독님께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려서 추가하게 된 것이다"며 자신이 직접 우왕 캐릭터를 표현한 장면에 대해 말했다.

박진우는 "사실 '정도전'에서 저는 신인이나 다름없다. 함부로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그래서 저는 조용히 선배님들께 얘기했다. '선배님 저 이거 넣고싶은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그러면 선배님이 감독님께 말씀해주시기도 했다. 제가 그렇게 하니까 나중에는 너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놔두셨다. 감독님들께서 저를 믿어주셨다"며 자신을 믿어준 선배연기자들과 제작진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박진우에게 '정도전' 우왕 캐릭터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내가 이 때까지 했던 역할들을 보면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어울리는 그런 역할들만 있다. 이번에 연기한 우왕은 솔직히 이미지가 저와 안 어울리는 미친 역할이지 않나. 내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우왕을 연기하면서 정말 만족감을 많이 느꼈다"

김민지 breeze52@ / 김창현 kch9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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