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향기] <54> 방학동 연산군묘
글·사진 입력 2014. 5. 7. 18:19 수정 2014. 5. 7. 18:19
1506년 9월1일 박원종·성희안 등이 이끈 군사들이 경복궁을 점령한다. 연산군 12년 치세가 끝나는 순간이다. 역사상 '중종반정(中宗反正)'으로 부르는 사건이다. '반정'은 지금 의미의 쿠데타는 아니다. 당시엔 잘못된 정치를 바르게 한다는 의미로 '되돌릴 반(反)' 자를 썼다. 반정 세력은 연산군의 폭압정치를 해소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동생인 진성대군이 연산군에 이어 중종으로 왕위에 올랐는데 반정 과정에서 진성대군의 역할은 없었다. 반정은 순수하게 대신들이 주도한 것이다.
넓게 보면 정도전에서 시작된 왕권과 신권 간 충돌이다. 연산군은 왕권 우위에 대한 신념으로 전제화했다. 이에 신권은 반정으로 국왕의 교체를 시도한다. 이후 연산군처럼 폭력을 강제하는 국왕은 조선사에 나오지 않는다. 군신관계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것이다. 사진은 도봉산 남쪽 자락 방학동에 있는 연산군의 묘(위의 왼쪽)다. 연산군의 오른쪽이 부인인 신씨고 아래는 연산군의 사위와 딸이다. 중간에 있는 1기는 태종의 후궁인 의정궁주 조씨다. 폐위 후 정식 국왕 명단에서도 지워진 연산군의 무덤은 왕릉 아닌 떼무덤에 그쳤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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