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가 없어요" 해경예산 1%만 안전에 투자

이경원 기자 입력 2014. 5. 3. 20:39 수정 2014. 5. 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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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해경의 예산은 1조 1천136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해양 안전 분야 예산이 181억 원, 전체 예산의 겨우 1.6%에 불과합니다. 이번 사고를 보며 해경이 왜 초기에 더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지 못했을까 답답하셨죠. 국민 안전에 너무 소홀했던 해경의 예산 문제를 짚어봅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가 침몰 중이던 지난달 16일 오전 9시 30분.

현장에 처음 출동한 해경 장비는 헬기 2대와 경비정, 그리고 고무보트 한 척 뿐이었습니다.

[세월호 구조자 : 밑에서 (배로) 학생들을 건져내야지, 배 위에서 헬기로 한두 명씩 태워 보내고, 못 건져 오니까 구조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어요.)]

침몰하는 선박에서 많은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선 고무보트가 가장 효과적이었지만 한 척으론 역부족이었습니다.

[해경 구조대원 : 이동 중에 (탑승)인원이 350명 이상 탔다는데 그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어떻게 다 구해야 할까.]

사고 해역 주변엔 해경 출장소 2곳이 있었지만, 고속보트 같은 연안 구조장비를 보유한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여기만 그런 게 아니라 전국 해경 출장소들도 40% 정도가 이런 장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해경의 연안 구조장비 예산은 해마다 줄어들어 지금은 20~30억 원대 수준입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심각해지자 이를 막을 대형함정 건설 등에 수천억 원대 예산을 집중 투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 분야를 홀대했습니다.

안전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국감 때마다 받았지만 해경 답변은 똑같았습니다.

[모강인/전 해양경찰청장(2010년 국정감사) : 신규 함정이나 항공기 도입에 수반되는 예산 사업들이 많습니다.]

이 와중에 해경은 연간 구조장비 도입 예산의 5배인 145억 원을 들여 지난 3월 해경 전용 골프장을 완공했습니다.

[2010년 국정감사 : 해상 근무자들이 체력이 약해지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타 기관과의 형평성, 장기적으로 볼 때 해양경찰의 국제 교류 등 위상 강화 측면에서 양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안전분야 투자는 그 어느 것보다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택)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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