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서 교회 철거 놓고 20여일째 대치"< BBC>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에서 신축 교회의 철거를 둘러싸고 지방 당국과 기독교 신자 간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 중문판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장성 정부는 원저우시 융자(永嘉)현에 있는 싼장(三江) 교회의 신축 건물이 건축법규 위반이라는 이유로 이달 초부터 강제 철거에 나섰으나 전국에서 기독교 신자 수 천명이 이 교회로 몰려와 시위를 벌이며 철거를 저지하고 있다.
이날 현재 20여 일간 이어지고 있는 이번 대치는 기독교 신자와 교회 증가에 반감이 있는 당국과 종교 탄압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반발하는 기독교도 간 갈등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당국은 애초 지난 3일 싼장교회 건물들을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전국에서 집결한 기독교인 3천여 명이 철거 계획 유보를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이자 일단 철수하고 교회 측과 협상에 나섰다.
싼장교회의 신축 본당과 부속 건물들이 건축법 위반이기 때문에 십자가를 철거하고 7층 높이의 교회 건물을 4층으로 개축하라는 것이 당국의 요구사항이다.
당국은 교회 측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21일부터 본격적으로 교회 철거작업에 나섰다. 대규모 무장 경찰과 경찰차량, 소방차, 사다리차, 기중기들이 현장에 배치됐다.
약 1천 명 규모의 무장 경찰은 싼장교회 부근 도로를 봉쇄하고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등 진압ㆍ철거 작업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인터넷을 통해 당국의 싼장교회 강제 철거 계획 소식을 전하면서 전국의 기도교인들에게 현장 지원을 요청하자 수 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몰려와 밤샘 시위 등으로 맞서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싼장 교회의 신축 건물이 법규 위반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는 샤바오룽(夏寶龍) 저장성 서기가 올해 초 역내 순시를 하면서 곳곳에 교회가 들어선 것을 보고 불쾌감을 표시한 데서 촉발됐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당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우선 교회들의 십자가와 건물 윗부분의 철거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곳곳에서 교회 십자가들이 철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싼장 교회는 당국의 지시를 거부했다.
중국 공산당은 서방세력이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기독교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교회 강제 철거는 확산 추세에 있는 중국 내 교회들의 반발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회국가인 중국은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개신교와 가톨릭 신도에 대해 반드시 정부 통제를 받는 기독교삼자운동회나 천주교애국회 소속 교회와 성당에서 예배와 미사를 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가정교회로 불리는 무허가 지하교회나 지하성당에서 4천500만∼6천여만 명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dcho01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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