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윤아정 "악녀전문 꼬리표? 이젠 두렵지 않아요" (인터뷰)

2014. 4. 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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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에서 연화 역으로 활약한 윤아정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예뻐졌다는 첫 인사에 환하게 웃는다.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끝나고 만났을 때보다 훨씬 싱그러워진 느낌이다. '악녀'다웠던 강한 눈빛도 온데간데없다. 이전보다 어려 보인다는 칭찬에 배우 윤아정(30)은 "마음만은 20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백년의 유산'으로 활짝 피어오른 윤아정은 최근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기승냥(하지원 분)을 괴롭히는 연화를 연기해 또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치밀한 면모를 지녔지만 때로는 새침한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감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죽음으로 하차한 그는 "이번에 죽는 줄 몰랐다. 갑자기 하차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처음에는 섭섭하고 서운하고, 아쉬웠어요. 염병수(정웅인)와의 러브라인이 더 있었으면 했죠. '기황후'가 끝날 때까지 같이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도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방송을 본 뒤에는 그렇게 홀가분할 수 없었어요. 시원 섭섭함, 그리고 아쉬움까지 모든 감정이 다 들었답니다."

연화는 악녀라면 악녀지만 독하지만은 않은 캐릭터였다. 고려에서 함께 끌려온 승냥이 승승장구하자 배 아파하며 그를 괴롭힌 인물이었지만 염병수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꿨던 보통의 여자였다. 승냥과 바얀후드(임주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 바얀후드의 함정에 빠져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을 때는 연민을 자아내기도 했다.

"악역이지만 호평을 많이 받아 감회가 남달랐어요. 주위 사람들이 초반까지만 해도 악역이라는 사실에만 관심을 기울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게 줄었죠. 연상궁의 결말이나 연기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시청자에게 점점 가깝게 다가간 배역이었던 것 같아요."

갑작스레 죽음으로 하차한 것에는 아쉬움이 남을 만 했다. 그러나 연화의 결말 자체는 마음에 쏙 들었단다.

"교활함과 기회주의적인 모습 속 무언가가 결핍된 악역이었죠. 이런 연화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가 문제였어요. 결과적으로 잘 끝났고요. 죽음으로 벌을 받았는데 제 입장에서는 마음에 든 마무리였어요. 나쁜 짓을 해놓고 그냥 도망갔다면 얄미웠을 것 같아요."

배우 윤아정이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카페 로플라에서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권태완 기자

올해 7년 차 연기자가 된 윤아정은 2008년 영화 '비스티보이즈'로 데뷔해 SBS '유리의 성'(2008), KBS '다 줄거야'(2009), '우리집 여자들'(2011), tvN '노란 복수초'(2012), MBC '백년의 유산' 등에서 능숙한 연기를 선보였다. 사극은 '기황후'가 처음이었다. 극에 녹아드는 연기로 첫 사극을 무사히 마친 윤아정은 "기쁘면서도 부담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사극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말투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동이' 속 호흡이나 말투를 따라하면서 연습했는데 배역이 경화공주에서 무수리인 연화로 변경됐죠.(웃음) 무수리여서 오히려 첫 사극부터 더 편하고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타나실리(백진희)와 서상궁(서이숙) 패밀리 덕에 의지도 됐고요."

악역 전문 배우. '윤아정'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악역을 주로 맡다보니 악역 전문 배우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꺼려질 법도 한데 "악역 전문배우라는 수식어가 두렵지 않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것에 연연해하지 않아요. 악역을 제의 받아도 거절하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캐릭터는 캐릭터일 뿐이니까요. 선역 악역에 대한 기준도 모호한 것 같고요. 시청자들이 '백년의 유산'의 주리를 기억하고 있을까봐 부담됐는데 연화를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밉지만 짠한 악녀 연화를 통해 첫 사극 연기를 무사히 마친 윤아정에게 다음의 목표를 물었다. "와이어 타는 여자"라는 재밌는 대답이 돌아왔다.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강인한 역할로 다른 매력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겠어요. 다른 장르와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3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끈 '백년의 유산'과 월화극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기황후'로 인지도를 높인 윤아정은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신인의 자세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인기를 끈 두 드라마 덕에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진 지금도 그러한 생각엔 변함없단다.

"사실 뭔가에 익숙해지면 처음의 그 마음을 잃어버릴 때가 있어요. 머릿속에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생각을 해요.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편이죠. 그래야 발전하는 거니까요. 안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조금씩 노력하다보면 앞으로 기회가 더 많이 올 거라 믿어요."

'기황후'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 윤아정이 여유로운 포즈를 취했다. 권태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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