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분 교신' 동안 세월호는?..침몰 전까지 통제 불능 상태

오상연 기자 2014. 4. 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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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

세월호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와 나눈 마지막 교신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침몰 전까지 1시간 여 동안, 세월호는 이미 내부적으로 통제 불능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상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진도관제센터와 세월호가 첫 교신을 한 것은 9시 7분.

제주 관제센터에 문제가 있다며 구조를 요청한 지 12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배는 이미 통제 불능 상태, 관제 센터는 승객들의 안전을 확인하지만 답답한 대답만 흘러나옵니다.

"(승선원들은)구조 보트에 타고 있습니다?"

"아니 아직 못타고 있습니다. 지금 배가 기울어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배의 상태가 어떤지, 승객이 몇 명이고 구조할 인원이 몇명인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승선원이 몇 명입니까?"

"450명입니다...약 500명입니다"

안타까운 시간이 흐르는 사이 배는 이미 50도 넘게 기울고 안에 있는 사람은 움직이기조차 힘든 상태로 변합니다.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고..."

관제 센터는 해경이 곧 도착한다며 조치를 취할 것을 연거푸 요구하지만 세월호에서는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승객들에게 구명조끼 착용하도록 하세요"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선체는 갈수록 기울고, 승객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안타까운 외침만 오갑니다.

"승객 탈출 시킬 지 빨리 결정을 내리십시오."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3분 뒤, 해경 헬기 구조대와 인근의 구조 지원 선박까지 도착합니다.

하지만 배는 이미 60도 넘게 기울어져 버린 상황, 구조대가 온 걸 알면서도 승객들은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60도, 항공기까지 떴다."

기어이 9시 37분, 이 외마디와 함께 교신은 끝이 납니다.

"세월호, 세월호,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버리고 떠난 여객선에서 300여 명은 차가운 바다에 그대로 갇혔습니다.

MBC뉴스 오상연입니다.

(오상연 기자 art@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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