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양현종, 위기관리능력이 승패 갈랐다

[OSEN=인천, 김태우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있었다. 김광현(26, SK)과 양현종(26, KIA)이 기대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경기 중반까지 명품 투수전을 선보였다. 하지만 어찌됐건 승자는 나와야 했고 위기에서 좀 더 강한 면모를 선보인 김광현이 TKO승을 따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주말 3연전 첫 경기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경기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두 선수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젊은 왼손 투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를 모았다는 점,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었다는 점 또한 비슷했다. 왼손 에이스를 가리는 1라운드라는 점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두 선수는 그 기대가 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적어도 5회까지는 그랬다.

서로 긴장한 탓인지 초반은 깔끔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1회 2사 1,2루, 2회 무사 2루, 3회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양현종도 1회와 2회 모두 선두타자(김강민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으며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관리능력이 빼어났다. 김광현은 3회 무사 1,3루에서 필을 3루수 땅볼로, 나지완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양현종 역시 1회 1사 3루에서 상대 중심타자인 최정과 스캇을 잡아내고 깔끔한 출발을 알렸다.

5회까지 두 선수의 득점권 피출루율은 '0'이었다. 삼진은 5회까지 김광현이 2개, 양현종이 4개를 잡아냈고 투구수도 각각 68개와 58개로 비교적 적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두 선수 모두 150㎞에 육박했고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제각기 다른 궤적을 그리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의 팀 타율은 2할8푼, SK의 팀 타율은 2할7푼8리로 리그 평균(.272)을 상회했음을 고려하면 두 선수의 구위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승패는 위기관리능력에서 갈렸다. 김광현은 초반 어려운 여건을 잘 헤쳐 나왔지만 양현종은 6회와 7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6회 김성현 김강민의 연속 안타, 조동화의 스퀴즈 번트로 첫 실점을 했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이재원에게 좌익수 방면 3루타를 맞고 2실점을 더했다. 동료들의 수비가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7회에는 무사 1루에서 정상호의 번트 타구를 뜬공으로 잡아 병살의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스스로가 1루 송구 실책을 내준 끝에 위기에 몰렸고 폭투도 겹쳤다. 한계 투구수에 이르러 힘이 빠진 양현종은 결국 1사 2,3루에서 김강민에게 2타점 3루타, 그리고 조동화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맞고 추가 3실점했다.

이처럼 김광현은 초반에 무너지지 않았고 양현종은 후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 결과 성적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김광현은 7이닝 무실점, 양현종은 6⅓이닝 7실점이었다. 두 선수, 그리고 두 팀의 희비는 거기서 갈렸다. SK는 KIA를 11-0으로 크게 이기고 세 번째로 시즌 10승 고지에 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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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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