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공감' 10년 역사로 돌아본 대중음악 지형도

입력 2014. 4. 15. 08:27 수정 2014. 4. 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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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한국 대중음악의 지형도는 EBS '스페이스 공감(이하 '공감')' 이전과 이후로 의미 있는 변화를 겪었다. 지난 2004년부터 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공감'은 다채로운 뮤지션들의 양질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대중음악 생태계 다양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공감'은 인지도와 관계없이 음악적 역량에 따라 무대에 올릴 뮤지션을 선정하고, 음악 외의 콘텐츠를 철저히 배제하는 구성을 취함으로써 뮤지션과 음악팬들의 신뢰를 얻어냈다. 신뢰는 권위로 이어졌고, '공감' 출연은 뮤지션들에게 일종의 훈장이 됐다. 또한 '공감'의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그램 '헬로루키'는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잠비나이, 한음파 등 총 109팀의 실력파 뮤지션들을 배출해내며 대표적인 신인 등용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공감' 10주년이 마냥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공감'이 제작진과 상의 없는 사측의 독단적 결정으로 공연 횟수가 주 5일에서 2일로 줄고 제작 PD가 3명에서 2명으로 감축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어났고, 열흘도 안 돼 축소 반대 공연 일정이 잡혔다. 지난 1월 13일 '공감' 제작진은 사측과 주 4일 공연으로 최종 합의를 이뤄냈지만, 담당 인력과 예산의 일부 축소는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4일 오후 4시 서울 서교동 카페 '커먼인블루'에서 EBS '스페이스 공감' 10주년 기념 포럼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조일동 대중음악평론가, 정윤수 대중문화평론가, 오종대 재즈 뮤지션,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지난 14일 오후 4시 서울 서교동 카페 '커먼인블루'에서 '공감' 10주년 기념 포럼이 열렸다. '한국대중음악과 미디어의 역할, 그리고 EBS 스페이스 공감'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정윤수 대중문화평론가, 조일동 대중음악평론가, 오종대 재즈 뮤지션 등이 참여했다.

김 교수는 '한국 대중음악과 방송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1차 발제를 맡아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된 60년대부터 방송과 대중음악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고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영화는 대중적 오락이면서도 진지한 읽기의 대상이자 교양의 일부로 취급 받고 있지만, 대중음악을 바라보는 방송의 시각은 여전히 오락이나 예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방송의 시각이 변하지 않는 한 방송이 대중음악과 뮤지션을 취급하는 방식 또한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감'은 지난 10년 간 상업성과 무관하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날 것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던 공중파의 유일한 창구"라며 "방송은 '눈에 보이는 주류'가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주변적인 문화 자원에 눈을 돌려 스스로 풍부해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 발제를 맡은 서 의견가는 'EBS 스페이스 공감'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공감'의 역사와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 의견가는 "'공감'은 일관된 라이브 공연 중심 포맷을 유지함으로써 서바이벌 모델을 답습하고 있는 다른 음악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장르ㆍ국적ㆍ성별ㆍ연령ㆍ인기를 가리지 않은 음악성 중심의 엄격한 뮤지션 선발과 높은 완성도를 가진 공연, 뮤지션 중심의 진행으로 한국대중음악의 바로미터라는 상징성을 획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음악시장이 음원 중심으로 재편되고 다른 음악 프로그램들과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감' 역시 발 빠른 변화를 위해 예산과 인력의 증대가 필요하다"며 "인터넷 환경에 맞게 프로그램 포맷을 보완하고, 라이브 음원ㆍ영상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 역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조 평론가는 "공연장에서 들리는 소리보다 텔레비전으로 들리는 소리가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시청자들이 비주류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방송 횟수를 줄이더라도 질 좋은 소리를 만드는 데 예산과 인력을 집중하는 것도 차별화의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 평론가는 "'공감'에 공감하는 사람들 간에 정서의 게토(Ghetto)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나 우려되는 마음이 있다"며 "'공감'이 하나의 권력이나 프레임으로 작용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는 "'공감'이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십자가를 너무 많이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감'이 대중음악계의 제반 문제를 다 해결할 필요는 없으며, 이는 다큐멘터리 등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공감'의 연출을 맡고 있는 민정홍 PD는 "지난 10년은 우리가 가진 한계를 발견하고 하나하나 극복하는 기간이었다"며 "'공감'은 우리만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뮤지션과 음악팬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이다.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앞으로 계속 고민하면서 좋은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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