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스페이스 공감', "최고의 성과는 지금도 살아남았다는 것"

2014. 4. 1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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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횟수 2317회관람객 35만4316명관람신청자수 335만566명< 숫자로 본 EBS '스페이스 공감' 10년 >

"'스페이스 공감' 10주년, 최고의 성과는 지금도 살아남았다는 거죠."(민정홍 PD)

지난 2004년 4월1일 개관, 같은 달 3일 첫 방송된 EBS의 음악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이 10주년을 맞았다. 17명의 PD가 거쳐간 '스페이스 공감' 10년의 역사엔 소수점의 시청률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진심의 가치'가 담겼다. 교육방송의 경직된 이미지를 벗고 시청자와 한층 가까워진 문화예술 프로그램이었으며, 잘 알려진 적 없는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 '인디음악의 보고'였다. 때문에 공연 축소 논의가 나오던 올초 음악인들이 앞장서 '공감을 지켜달라'는 릴레이 공연을 이어간 '뮤지션이 사랑한 음악방송'이었다. '그 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는 슬로건으로 '음악을 위한 음악방송'을 지켜온 지난 10년을 기념하며 '스페이스 공감'은 현재 한 달간의 생일파티를 진행 중이다. 최근 서울 도곡동 EBS 사옥에서 만난 민정홍(37) PD와 이혜진(30) PD의 얼굴에 스친 지난 10년은 자부심이었고, 향후 10년은 새로운 고민의 시간이었다.

[사진제공=EBS]

"PD가 바뀌고 프로그램이 10년을 맞으면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하지만 지켜온 가치가 있어요. 좋은 음악을 찾는다는 것에서 경계를 두지 않는다는 거죠. 장르든 국적이든 경계없이 좋은 음악을 담으려 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듣고 있는 음악, 찾아 접할 순 없어도 의미있는 음악, 사람들이 지나칠 수 있는 음악에 대해 한 번 더 멈춰서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음악을 무대에 세우고 있습니다."(민정홍)

EBS 사옥 1층 강당을 소규모 공연장으로 개조하며 탄생한 '스페이스 공감'은 비슷한 음악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를 반복할 때에도 지금의 자리를 지켰다. 불과 156석을 메운 관객들을 앞에 두고 너비 10M의 작은 무대에 선 뮤지션들의 이름은 놀랍다.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부터 해외 정상급 연주자 노마 윈스턴, 국내 뮤지션 신중현부터 대중가수 이은미 인순이까지 '공감'의 무대에 오른 뮤지션들은 PD들이 펼쳐놓은 놀이터에서 그들만의 음악을 풀어놓는다. 간혹 "침이 튄다"는 객석 반응이 나올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보니 "뮤지션의 모든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음악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연부터 방송까지 공을 들이는 시간이 상당하다. 뮤지션들의 선정과정부터 뮤지션 개개인의 노력, 제작진의 공연 재구성까지 무려 한 달의 시간이 걸린다.

평론가와 자문위원, 3명의 PD와 5명의 작가들은 매주 쏟아지는 음반을 모니터한 뒤 함께 출연진을 결정한다. 덕분에 "가끔은 가사 없는 음악이 끌릴 정도"로 귀가 고생하고 "깊이 있는 음악에 놀라는" 귀가 호강하는 시간이다. 뮤지션 선정 과정을 거치면 그들과 상의해 무대 세트를 구상하고 공연을 진행한다. 이후는 PD들이 치열한 고민에 돌입하는 시간이다. 방송을 위한 선곡과정을 거치고, 기술팀의 음악믹싱, 방송구성안의 작성부터 뮤지션의 순서, 편집과 자막까지 음악인들의 공연을 재구성한다. "라이브가 중심이긴 하지만 프로그램 초창기 실황 중계에 가까웠던 방송과는 많이 달라진" 또 한 번 진화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방송으로의 '스페이스 공감'이었다.

매주 목요일밤 자정 방송되기에 시청률에 연연한다면 진작에 사라질 법했던 방송이었겠지만, 그간 공감을 찾아준 35만명의 관객과 수많은 뮤지션, 지난 10년을 만든 17명의 PD들은 이 프로그램의 원동력이었다.

"좋은 공연을 찾아준 관객, 그들과 함께 빛내준 뮤지션,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제작진이 있었기에 10년을 지속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 주인공이었다는 거죠."(민정홍)

"'스페이스 공감'은 모든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요. EBS 입장에선 교육방송의 이미지가 아닌 시청자와 소통하고 싶다는 갈증을 해소했고, 관객에겐 흔한 음악보다는 다른 음악을 찾고 싶다는 갈증, 뮤지션에겐 내 음악을 풀고 싶은 갈증이 해소된 장소였어요. 그게 프로그램의 원동력이었건 같아요."(이혜진)

열 살을 맞는 생일파티를 기념하며 두 PD에게 가장 인상깊은 뮤지션의 무대를 물으니 "일주일짜리 사랑에 빠진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만큼 수많은 뮤지션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뮤지션에겐 잠깐 왔다가는 무대일 수도 있다"지만 헬로루키를 통해 발굴했던 장기하와얼굴들 국카스텐 몽니 잠비나이의 성장을 보는 것은 뿌듯했고, 숨은 실력파 뮤지션이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는 모습을 볼 때 음악프로그램의 연출자로서 보람도 느꼈다. 이혜진 PD는 "공연 이후 CD를 판매하는데 CD를 사는 사람들이 많을 때" '공감' PD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다시 듣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의 증거가 판매량처럼 다가온다. 후기에서도 몰랐던 뮤지션인데 참 좋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을 착실히 걸어온 '스페이스 공감'은 열 돌을 맞아 기념 책자 발간, 음악 포럼 개최, 야외 공개 방송 실시, 10년 전 명반을 주제로 한 실황 녹화 같은 기획을 진행하며 한달의 축제에 한창이다. 그러면서도 다가올 10년을 기약하는 것도 현재 두 사람의 몫이다.

"프로그램의 초창기에는 대중문화의 고급화, 고급문화의 대중화를 갖고 시작했어요.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는 데에 힘을 써왔고, 지금 10년을 맞았으니 '새로운 철학'을 가지고 나가야할 타이밍이라는 데에 제작진이 공감하고 있어요. 지금까지가 진짜 음악이 무엇인가 찾는 그런 시기였다면 이젠 새로운 걸 제시할 수 있는 고민의 단계에 접어들었죠." (이혜진)

'공감'을 찾는 20~30대를 벗어나 타깃층을 넓히려는 시도(정훈희, 김태화 등 출연 '다시 공감 시리즈')나 무거운 이미지를 벗기 위한 예능 요소('음악의 비밀', '말죽거리 음악다방)를 가미한 기획도 그 일환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의 시작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달라져야 한다는 고민을 항상 합니다. 솔직히 마땅한 답은 떠오르지 않아요. 다만 잘하고 있는 걸 더 잘 지켜나가자,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켜나가자는 생각이에요. 음악을 좀 더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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