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학생사망 다음날..이사장은 '남편 선거운동'?

2014. 4. 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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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육관련 행사에 내빈자격 참석

"11일새 2명 숨졌는데 수습 뒷전

경남교육감 재선 활동" 비판 일어

지난달 31일과 지난 11일 경남 진주외고에서 학교폭력으로 학생 2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과 관련해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부부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학교 이사장인 고 교육감의 부인이 두번째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인 12일 지역 보육 관련 인사 수백명이 모인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입길에 오르고 있다. 사고 수습은 뒷전이고, 남편의 교육감 선거 운동에 나섰다는 비판이 인다.

진주외고 학교법인의 이아무개(62) 이사장은 1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늘푸른전당에서 열린 창원 지역 한 보육단체 행사에 참석해 내빈으로 소개됐다. 이 이사장은 참석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으나 인사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단체 회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단체의 회장은 "이씨를 공식적으로 초청하지 않았으나 개인적 친분 관계인 진주 지역 회장의 초청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이씨는 사회자의 소개로 자리에서 일어나 내빈 인사를 했고, 행사 중간에 나갔다. 당시 우리는 진주외고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진주외고에서 두번째 학교폭력 사고로 학생이 숨진 다음날이었다. 이 때문에 이씨가 경남도교육감 재선에 나선 남편의 선거운동을 돕느라, 사고 수습에 온힘을 쏟아야 할 이사장의 본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71년 문을 연 이 학교는 고 교육감의 아버지가 인수했으며, 고 교육감의 부인은 1993년부터 학교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고 교육감도 이 학교 교장 등을 지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남지부는 14일 성명을 내어 "고영진 교육감은 경남 학부모와 학생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어 "고영진 교육감과 그의 부인은 경남도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하며, 교육감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진주외고가 고영진 교육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만약 고 교육감이 교육감에 재선된다면 그가 내놓는 교육정책을 과연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말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예비후보도 "두번째 사망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 학교 이사장이 남편의 교육감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해 내빈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며 교육감 예비후보의 한 명으로서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이날 경남도교육청을 통해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이 이사장은 "통화하기 어렵다"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가 교수로 재직하는 진주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 때문에 이번 학기는 강의를 맡지 않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주외고에서는 11일 밤 11시께 기숙사에서 1학년생 한 명이 2학년생인 기숙사 자치위원에게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1학년생 2명이 옥상 계단에서 싸우다 1명이 숨졌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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