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아정 "연화 죽음, 행복 꿈 꿨는데.. 대본 보는 순간 충격"

유병철 2014. 4. 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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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아정

이러다 악녀전문 배우가 되는 것은 아닐까. 배우 윤아정은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악녀 연화를 실감 나게 연기하면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인형 같은 얼굴로 의외의 독설을 내뱉는 연화의 모습을 보면서 손가락질하며 혀를 찬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지만, 그녀의 연기력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연화를 '악녀'라고 콕 집어 말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연화만큼 상처가 큰 캐릭터 역시 없었다.

뚜렷한 이목구비 때문에 차갑고 도도할 것만 같은 그녀지만,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면 털털한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배우다.

지난 2008년 데뷔한 윤아정은 영화 '비스티보이즈', 드라마 '유리의 성', '다 줄거야', '노란 복수초', '우리집 여자들', '백년의 유산' 등에 출연하며 대중을 만나왔다. 최근 25%의 시청률을 넘나들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악녀지만 슬픔을 가진 연화로 분해 열연했다.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받아 정말 기뻐요. 저도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간 것 같아요. 연화를 나쁘게만 보지 않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죠. 제가 생각하는 연화는 뒤에서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악녀였어요. 대사 하나하나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캐릭터였죠."

▲ 윤아정

연화는 바얀후드(임주은)의 계략에 결국 죽음으로 하차했다. 승냥(하지원)과 바얀후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연화는 바얀후드의 함정에 빠져 목이 매달린 상태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처음 연화를 연기하면서 '끝까지 잘 표현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는데, 하차했다는 게 아직 실감이 안나요. 연화가 죽는 걸 들은 바 없었기에 대본을 보는 순간 충격 받았어요. 다양한 연화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네요. 어쨌든 끝나서 후련해요. 이제 방송이 3주 정도 남았는데, 종방연 때까지 편안하게 시청하면서 응원해야죠."

윤아정은 '기황후'를 통해 지금까지 공개된 사극 속 그 어떤 악녀보다 더 독하고 치밀한 면모를 지녔지만 때로는 새침하고 귀여운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그녀는 연화가 밧줄에 목을 졸려 죽임을 당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숨이 넘어갈 듯한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깨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윤아정의 죽음 하차는 시청자들의 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염병수(정웅인)와의 알콩달콩 로맨스는 강한 캐릭터들이 즐비한 드라마 속에서 더한 재미를 선사했기에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크다.

"목을 졸리는 장면을 어떻게 실감 나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고, 제 나름대로는 열연했던 것 같아요. 방송에는 정웅인(염병수) 선배님과 행복을 꿈꾸는 장면이 먼저 나오고 다음에 제가 죽임을 당하는 장면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촬영을 했어요. 그래서 감정적으로 더 힘들었죠. 악행을 많이 저질러 연화를 미워했지만 이용만 당하다 죽임을 당하고 나니 '쟤도 참 불쌍했구나'라고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연화를 바라보면 안타까움이 커요."

고려에서 함께 끌려온 승냥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배 아파하며 끈질기게 그녀를 괴롭히는 장면들은 너무나 얄밉게 표현돼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의 분노를 들끓게 만들어 시청자 게시판이 윤아정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연화가 당할 때마다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하셨어요. 후련해 하시던데요. '나는 연화 캐릭터에 몰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에 집중했어요. 휘둘리지 않기 위해 댓글은 안 봐요."

▲ 윤아정

악역은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바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에 제작진이 캐스팅에 심사숙고 하는 부분이다. 윤아정은 데뷔 후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악역을 맡았다. 이는 윤아정의 연기력이 물이 올랐다는 방증이기도 하며 드라마에서 그녀가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 주어진 역할을 최선을 다해 연기했을 따름이에요. 그 역할의 내면을 충실히 연기하는 거죠. 제가 악역을 많이 하긴 했죠. 악역으로 분류가 됐지만 각기 다른 인물들이에요. 각각 특징이 있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이번에 제대로 욕 한 번 먹자'는 생각이 들어요."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일까. 아니면 악역을 많이 해서 일까. 윤아정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실제 성격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제 성격은 되게 털털해요. 마음이 약한 편이고요. 악역 연기를 할 때면 마음으로는 괴롭죠. 그러다보니 제 스스로가 마음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실제로는 다른 사람 걸 뺏거나 감정을 분출하는 걸 못하는데 연기를 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때도 있어요."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말하는 윤아정의 모습에서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느낄 수 있었다. '악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그녀가 어떻게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자신 만의 색깔을 구축해 나아갈지 기대해 본다.

"꾸준한 연기활동으로 잊혀 지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선택을 받는 입장이니 연기를 더 다듬어 '연기 잘 한다'는 평도 듣고 싶고요.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대중에게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빠른 시일 내에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게요."

(사진 = 스튜디오 아리 이한석)

유병철기자 yb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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