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의 진짜 가치? 보는 이가 편하다는 것

박은별 2014. 4. 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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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임창용 봤제?"

돌아온 '뱀직구' 임창용에 삼성 코칭스태프도 반색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3일 대구 SK전서 임창용의 구원승으로 연패를 끊은 뒤 취재진을 향해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임창용, 봤제?" 류중일 감독이 경기 후 남긴 한 마디는 임창용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평가를 대변하기 충분해보였다.

임창용의 복귀전 성적은 1.2이닝 퍼펙트. 8-8로 동점이던 8회 1사 만루서 마운드에 올라 스캇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안지만 실점)을 내주긴했지만 이후 실점하지 않았다. 최고구속은 구단 공식 기록으론 147km. 2007년 9월9일 잠실 LG전 승리 이후 2408일 만에 올린 구원승이었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7년만에 돌아온 임창용의 복귀전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김태한 삼성 투수 코치는 먼저 미안함을 이야기했다. "일단 창용이에게 미안하다. 편하게 올려주고 싶어서 이틀을 기다린건데 어려운 상황에서 올린게 제일 미안하다"면서 "그래도 드라마틱하게 팀도 이겨서 다행이고 고맙다"고 했다. 복귀전이 너무 타이트한 상황에서 치러진 것에 대한 미안함이였다.

전체적으로 임창용의 첫 등판에 대해선 만족했다.

류중일 감독은 "복귀 첫 등판이 정말 화려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아무래도 한국, 일본에서 마무리하던 선수라 정말 잘하더라. 첫 등판이라 긴장은 했겠지만 안정적으로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김태한 코치 역시 "제구도 좋고 안정감있었다"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임창용의 경기 지배력. 코칭스태프에겐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었다. 김태한 코치는 "타자가 투수에게 딸려오지 않는가. 못던지는 투수는 본인의 볼이 자신이 없어서 투수가 타자에게 끌려간다. 그런데 창용이는 타자가 딸려오지 않는가. 그게 임창용의 힘이다"고 했다.

'임창용'의 이름값 덕분이긴 하지만 단지 그 뿐만은 아니었다. 공격적인 피칭도 그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

류중일 감독은 임창용의 공격적인 피칭을 인상적으로 봤다. "스트라이크를 잡고 시작하는 것, 스피드가 덜 나니 팔을 올려서 직구, 변화구를 던지는 능력도 좋아보였다"고 했다. 그만큼 배짱이 있다는 증거다. 또한 임창용은 상대 타자에 따라 팔을 사이드, 쓰리쿼터, 오버스로우 형식으로 폼에 다소 변화를 줬다. 임창용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기분 따라 던진다"고 했지만 상대 타자로선 헷갈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7년만에 돌아온 임창용은 어떤 점이 더 달라져 왔을까. 김태한 코치는 "원숙미가 더해진 느낌이다"고 했다. 김 코치는 "7년 전엔 선발로 던졌었는데 지금보다 젊었으니 힘에 의존하는 피칭이 강했다면 자기의 경험, 구위, 제구력, 볼배합 등 경기 운영능력이 더해지며 더 원숙해진 느낌이다"면서 "일본을 평정하고 온 투수인만큼 여유가 많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돌직구가 가고 뱀직구가 왔다. 전 마무리 오승환(한신)만큼 듬직한 수호신이 돌아왔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말하는 마무리의 첫 번째 조건, "보는 사람이 편안해야 한다"는 느낌 그대로였다.

류 감독은 "오승환은 힘으로 누르는 스타일이라면 임창용은 코너워크로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두 선수 모두 안정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김 코치 역시 "둘 다 최고의 투수다. 모두 안정감은 있다"면서 "구위가 힘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기가 언제든지 던지고 싶은 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니까 편하게 볼 수 있다. 볼만 빠르다고 마무리가 아니다. 제구, 상황에 따른 피칭, 견제, 수비 능력이 다 받쳐줘야한다. 그런 점에서 임창용은 편하게 경기를 보게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나은 피칭을 보여줄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임창용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올라간다. 김태한 코치는 "스피드가 본인도 좀 덜 나온다고 이야기하더라. 마운드 적응에 대한 부분도 고려를 해야하고, 날씨가 더 좋아진다면 임창용의 '용직구'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박은별 (star842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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