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무대행 세운 기감, 갈등 풀고 순항할까..

2014. 4. 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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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최근 새 직무대행을 세웠지만 그간의 갈등을 수습하고 교단 규모에 버금가는 사명을 감당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감은 직무대행 선출 등을 둘러싼 내부 갈등 때문에 올해 예산안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서울시의 공원화 사업에 따라 철거 위기에 몰린 동대문교회 문제 등 처리해야 할 현안도 많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30회 총회 임시입법의회도 매듭지어야 한다. 당시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자격 논란이 불거지는 등 파행을 겪다 일부 장정개정안을 심의하지 못한 채 산회하는 바람에 통과시킨 개정안을 공포하지도 못했다. 입법의회 의장 자격이 없는 직무대행이 입법의회를 소집, 주재한 만큼 당시 처리된 개정안 자체에 효력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감은 지난해 열린 '하디 1903 성령한국 기도성회'를 잇는 대규모 기도집회를 오는 6월 여는 데 이어 9월 연회감독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굵직한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하려면 어느 때보다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직무대행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감은 오는 9일 총회실행부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도 감독회장 재선거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불법선거운동 논란으로 낙마한 전용재 전 감독회장의 가처분신청이 서울고법에서 받아들여지면 감독회장 복귀가 가능하지만 기각될 경우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기감 관계자는 3일 "일부 감독들은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 교단을 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해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감독회장을 새로 뽑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으나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선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마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새로 뽑힌 박계화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책임이 무겁다"며 "(여러 현안에 대해) 법적 자문을 받아 빠른 시일 안에 합의점을 도출해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최근 기감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서는 "개인적 욕심이나 정치적 요구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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