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송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계파를 아우르는 '용광로 선거대책위'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이 '백의종군론'을 거론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번 선대위 구성은 신당 창당 후 '화학적 결합' 여부를 보여주는 첫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지도부 내에서는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를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고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대선주자급 인사들은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배치하는 선대위 체제가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문 의원은 1일 기자들과 만나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데 대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은 같다"면서도 "그런 중요한 직책을 맡는 게 아직은 좀 이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직책이 없어도 제가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선거를 돕겠다"며 '백의종군'을 시사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 의원이 안 대표의 선거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애태웠던 것과 달리 이제는 입장이 뒤바뀌어 안 대표가 문 의원에게 '삼고초려'를 해야 할 상황이 된 셈이다.
양측간 신경전도 감지됐다. 당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두 사람의 단독회동에서 안 대표가 문 의원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고 문 의원도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지만, 문 의원은 "요청받은 바가 없다"고 받아쳤다.
손 고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위치에 있든 상관하지 않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자리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내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백의종군'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당 차원에서 계속 '구애'에 나설 경우 문 의원과 손 고문이 이를 마냥 뿌리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칫 김·안 공동대표가 주도하는 현 상황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비쳐지며 지방선거 국면에서 당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문 의원은 "요청이 오면 다시 생각해봐야죠"라고 여지를 뒀다. 손 고문측도 "당에서 방침을 정하면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s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4년04월01일 20시0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