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4년 전 "천안함 사건 북과 연결 신중..이제 덮자"
과거 천안함 '북소행' 언급 오락가락…박원순도 "불신 자초한 건 정부" 1년만에 "북소행"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천안함 침몰 4주기를 맞아 지방선거 선거전에 돌입중인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자의 과거 천안함 침몰원인 관련 발언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서로 자신이 더욱 '애국적으로' "북한이 저지른 일"이라고 말했다면서 때아닌 '북소행'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두 후보 모두 천안함 침몰에 대해 오락가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4년 전 천안함 침몰사건 직후 침몰원인을 북한과 연결짓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거나 이제는 사건을 덮도 잊는 것 어떠냐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정 후보는 지난 2010년 4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후에 전문가들께서 파손된 부분을 분석해본 결과 침몰의 원인이 외부타격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 보도가 있었다"며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을 북한과 연결하는 것은 최종적인 분석결과가 있을 때까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북한 연루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정확한 증거로 말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며 "현 단계에서는 그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 증거 관련 파편물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이고, 바로 이러한 작업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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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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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정 후보는 그 해 9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국민들의 70%가 천안함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여론조사결과를 들어 "더 이상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이 어떨까, 덮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이 해결책은 될 수 없을까 생각을 해본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관련특위를 다시 열면 그 특위가 오히려 의혹을 확대·재생산을 하는 것이 아니냐 많은 우려가 되고, 그러면 특위를 만들었는데 특위를 열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좋은 건지 또 우리 물론 개별적인 의원들 그분들이 좀 해결할 수 있는 것"이냐며 "하여간에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우리가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라고 말했다.
같은날 정 후보는 논평에서 "국민과 국제사회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도 분명 책임이 있다"고 불신을 자초한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그해 4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연결과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가 5월 초에는 "천안함의 어뢰공격 징후가 확실히 나오고 있다"고 한 뒤 다시 지방선거를 앞둔 5월 말에는 "천안함을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고 대북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해 사안에 따라 오락가락했다는 지적을 사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박원순 새정련 후보는 28일 뉴스Y < 맹찬형의 시사터치 > 에 출연해 박 후보의 천안함 안보관을 묻는 정 후보에 대해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일 때 '국민의 70%가 안믿으니까 천안함을 덮어야 한다' 이런 말씀 하셨다"며 "네티즌들이 '덮을 게 따로있지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46 장병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고 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저는 이런 발언 보다는 훨씬 더 애국심에 가득찬 말씀 그 당시에 했다"며 "'천안함은 분명히 북한의 소행이고, 용서할 수 없다' 이런 생각, 말씀 드렸고, (정 후보가 당시에) 그래놓고 이제와서 이렇게 얘기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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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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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 후보 역시 2010년엔 천안함 침몰원인과 관련해 불신을 자초한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가 이듬해 서울시장 선거 때는 다시 북한 소행이라는 쪽으로 오락가락했었다.
박 후보는 지난 2010년 10월 14일 자신의 블로그 '원순닷컴'에 올린 글에서 천안함 북소행을 안믿는 국민을 비난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천안함 사태의 진실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이나 학자들도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모두 김정일 추종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을 거쳐 진실로 나아가는 민주사회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무시하는 자세"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런 불신을 자초한 것은 정부 자신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더욱 그러하다"며 "국민의 불신을 산 잘못을 스스로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러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2011년 10월 1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느냐'고 묻자 "나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며 "그러나 정부를 신뢰하지 못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그 사람을 탓하기보다 정부가 왜 신뢰를 잃었는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북한을 잘 관리하고 평화를 구축해야 하는 상대인데 이 정부 들어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 이 수장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천안함이 폭침됐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채 선거용으로 북한 소행으로 성급히 단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박 후보 역시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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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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