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겹치는 악재 심상찮다… 대통령 비밀경호국 요원 기강해이로 조기귀국

기사승인 2014-03-27 2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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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르만 반 롬퍼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회담 후 EU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줄이는데 미국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미국 주요 조간신문의 1면을 장식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에 재를 뿌리는 기사들이었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따른 개인들의 건강보험 가입 시한을 다시 연장한다는 결정과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기강해이로 ‘조기귀국 조치’됐다는 것 등이었다.



우선 오바마케어 가입 연장과 관련, 보건복지부(HHS)는 새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수속을 시작하더라도 시한인 3월31일 이내에 끝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하지만 ‘고용자(기업) 의무 가입’ 등 핵심 조항의 시행을 이미 여러 차례 변경하고 연기한 상황이라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 여전히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행정부는 또 다시 법적 시한을 의미없이 만들었다. 장난하는 것이냐”고 오바마 대통령을 힐난했다.
또 SS 공격대응팀(CAT) 소속 요원 3명은 23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선발대로 네덜란드에 먼저 도착했다가 호텔방에서 술판을 벌이다 소환됐다. 2012년 4월에도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을 경호하기 위해 선발대로 현장에 도착한 일부 SS 요원이 성매매한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크리스 실리자는 이날 ‘더 픽스(Fix)’ 칼럼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통치능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 두 사건이 겉으로는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현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술(narrative)과 이야기라면서 갈수록 커지는 미국인들의 오바마에 대한 우려를 이 두 사건이 확인해준다고 했다. 즉 행정부도 잘 다스리지 못하는 대통령이 국가를 효율적으로 통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이라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예를 들었다. 임기 말기 루이지애나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 구호과정에서 보인 무관심과 판단 실수로 인해 그는 ‘업무 부적합’ 대통령으로 인식됐고 회복불능의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실리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직은 부시 대통령의 ‘단계’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중간선거 전 6개월이 그와 민주당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케어 여파 등으로 오바마 대통령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 의원들이 이미 그와 함께 공개 행사에 서는 것을 회피하는 실정이라고 뉴욕데일리가 최근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AP통신-Gfk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교적 강세를 보였던 외교·안보 부문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응답자들의 57%는 ‘우크라이나 정책 전반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