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상(像), 삼청공원에서 광화문으로 이전
유족 "아버지가 제자리 찾은 것 같아 기뻐"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삼청공원 약수터에 엉뚱하게 자리 잡고 있던 소설가 횡보 염상섭(1897~1963)의 상(像)이 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산문화재단은 교보생명, 종로구청과 함께 '횡보 염상섭의 상'을 삼청공원에서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종로출입구로 이전하고 다음 달 1일 오후 3시 현장에서 이전 설치 제막식을 한다고 24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유종호 대한민국예술원장, 정종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상문 국제펜클럽 한국지부 이사장, 백시종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정우영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등 문화계 인사와 염희영 염상섭 유족대표 등이 참여한다. 염 여사는 염상섭의 2남 2녀 중 차녀다.
벤치에 염상섭이 걸터 앉아 있는 모습을 담은 이 브론즈 좌상(김영중 작품)은 지난 1996년 문체부와 문학의해 조직위원회가 교보생명·교보문고의 협찬을 받아 종묘광장 입구에 설치했다. 하지만 2009년 종묘광장 정비사업에 따라 삼청공원으로 밀려났다.
이후 문화계와 시민사회는 근대 대표 문학인이자 언론인인 염상섭의 위상에 걸맞으며 시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상을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했다.
특히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작가회의 등 문학계에서는 교보생명 주변을 최적지로 꼽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은 염상섭이 주로 활동한 광화문 네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며 "애초 종묘광장 입구에 설치한 것도 염상섭이 종로구에서 태어나 줄곧 활동한 점과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상 이전에 대해 염상섭의 유족도 반기고 있다.
염희영 여사는 대산문화재단을 통해 "오랜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후 선친이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돼 종묘광장에 기념상이 설치될 때만 해도 그 기쁨을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어느 날 삼청공원 약수터 주변으로 옮겨진 사실을 알고 지금까지 남모를 눈물을 흘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살아생전에 광화문 네거리 근처에 있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에서 활발히 언론활동을 펼치셨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문학 작품도 그곳에서 집필하셨다"며 "이제 정말 아버지가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상섭은 춘원 이광수, 육당 최남선과 함께 근대 개화기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꼽힌다. '삼대' '표본실의 청개구리' 등을 남겨 국내 사실주의 문학을 열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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