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걸밴드 비밥 "씨엔블루처럼 올 라이브 무대 선보이고 싶어"
[최송희 기자] "예쁜 밴드라는 말에 대한 불편함은 없어요. '우린 밴드니까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야해' 라기 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다 보면 '점점 발전하는 아이들이구나 참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 생각해주시지 않을까요. 참 예쁘다. 그래서 예쁜 밴드구나 하고요."
늘 편견으로부터 싸우는 아이들. 세 명의 자그마한 여자아이들은 걸그룹처럼 예쁜 외모에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몸으로 자신들의 키만 한 기타를 메고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단순히 걸그룹 처럼 보이는 외모였지만 능숙하게 스튜디오 한 쪽 구석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은 어딘지 기묘한 인상까지 자아내는 것이다.
최근 첫 번째 미니앨범 '비트윈 캄 앤 패션(Between Calm And Passion)' 발매 기념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비밥은 단순히 예쁘다는 수식어로 정의 내리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들이 가진 인내의 시간이며,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여느 밴드 못지않은 강렬함을 담고 있었으니까.
◆ 천천히 한 걸음씩
다소 특이한 이력들이다. KBS N '글로벌 슈퍼 아이돌 오디션'의 준우승을 차지한 주우와 걸스데이 전 멤버 지인, 여러 걸그룹 연습생을 했었던 아연까지 '밴드'를 하러 모인 아이들치고 다소 화려한 경력들을 가졌다.
"만들어진 밴드라고 할 수 있죠. 처음엔 밴드를 하려고 모인 게 아니었으니까요. 처음엔 아연 언니와 걸 그룹 연습생으로 시작했는데 사장님의 추천으로 악기를 배우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또 해보니까 어쿠스틱 연주가 재밌더라고요. 어쿠스틱 연주를 할 줄 아는 걸 그룹으로 연습을 하게 됐는데 자연히 밴드 쪽으로 비중이 옮겨졌어요."(주우)
대구에서 서울로 상경해 여러 소속사를 전전하던 아연과 4년 간 걸 그룹 연습생을 해왔던 주우, 걸스데이 탈퇴 후 광고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며 정체성을 찾던 지인까지. 단순히 가수가 하고 싶었던 세 명의 여자 아이들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부딪치고, 깨진 끝에 걸밴드 비밥으로 완성됐다.
"만약에 밴드를 할 거라면서 이 회사에 오라고 했으면 안 왔을 것 같아요. 부담스럽기도 하고 걸 밴드라는 게 생소하기도 하잖아요."(아연)
당연히 걸 그룹으로 데뷔할 줄 알았던 주우와 아연은 다른 걸 그룹과의 차별성을 위해 연주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곧 악기에 대한 열정과 버스킹은 이들에게 춤보다 더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만약에 저희가 밴드가 싫다고 했으면 걸 그룹으로 데뷔했을 것 같아요. 악기라는 게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니까요. 또 연습한 만큼 실력으로 드러나니까. 사장님과도 많이 의논을 했죠."(주우)
자신들이 밴드가 된 것은 사장님의 의지가 아닌, 자신들의 의지였다고 말하는 소녀들. 처음 버스킹을 한 장소며 날씨까지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버스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버스킹은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에요. 처음엔 지하철역에서부터 버스킹을 했었어요. 우연한 계기로 사진 동호회 분들이 저희 공연을 카메라에 담아주셨고, 그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면서 비밥도 알려지기 시작했죠."(지인)
"지난 주 아연 언니 버스킹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된 이후에는 카메라를 가지고 공연을 찍는 분들이 배로 늘어났어요. 정말 기자회견처럼 카메라가. (웃음) 저는 그날 움직이는 카메라를 처음 봤어요. 완전 방송국인 줄 알았어요."(주우)
아주 가까운 곳에서 관객들과 눈을 맞춘다는 것,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신인 걸밴드에게 큰 원동력이 됐다. 추운 날씨에 언 손으로 베이스와 기타를 치고, 버스킹을 하는 다른 밴드보다 관객이 몰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면서도 매일, 노래할 수 있는 힘이었다.
◆ 진짜가 되는 방법
생각처럼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매일 같이 기타, 베이스, 드럼을 연습하며 실력을 쌓아왔지만 정작 음악방송에서는 실제 라이브를 들려줄 수 없었다. 방송 여건 상 밴드들이 라이브 무대를 올리기가 어려웠던 것.
"방송 여건 상 라이브 무대가 힘들어요. 그런데 씨엔블루 선배님들은 그걸 깨고 올 라이브 무대를 하셨거든요. 그게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주우)
속상할 법도 하건만 비밥은 "씨엔블루 선배님들을 보고 우리도 음악방송에서 라이브를 하고 싶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런 자리를 만드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요"라며 해사하게 웃었다.
라이브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쉬지 않고 연습하는 소녀들. 어떻게 하면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버스킹을 택했다는 이들은 연약한 첫인상과는 달리, 이야기를 나눌수록 진득한 '록 밴드'의 기운이 느껴졌다.
"신인이니까 당연히 신인상도 받고 싶고요. '내가 메인이야'가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정말 저희가 가요계의 메인이 되었으면 싶기도 하고요. 길 가다가도 알아봐줬으면 좋겠어요." (지인)
"일단 그냥 살아남는 게. (웃음) 목표에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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