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쓰러져도 일어서는 오뚝이, 부천 캡틴 김태영

한재현 2014. 3. 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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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올 시즌 부천FC1995의 주장이 된 미드필더 김태영(27)의 인생은 화려함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와 같다.

축구 인생에서 내내 주목을 받지 못했고, 싱가폴 리그에서 팀 해체를 당해 떠돌이 생활을 하기도 했다. 프로에서 선택을 받지 못해 생계까지 걱정할 정도였다. 이로 인해 축구화를 벗을 위기도 맞았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위기의 순간마다 다시 일으켜 세웠다. 챌린지(2부리그)이고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부천이었지만 프로라는 간판을 달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올 시즌 챌린지에서 부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주축이라 경험이 적고, 타 팀에 비해 전력 보강은 미약하다. 최진한 감독은 악바리 같은 근성을 가진 김태영의 존재 만으로 선수들이 자극을 받기를 원했다. 그가 김태영을 올 시즌 주장으로 주저 없이 선임한 이유다.

지난해 24경기 출전해 1골 1도움으로 무난한 프로 데뷔 시즌을 치렀다. 꿈의 프로 무대를 치른 그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한 발짝 더 뛰고 있다. 내려가는 일보다 올라가는 것만 생각하는 오뚝이 김태영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축구인생 첫 주장? 아직 어색하다"

김태영에게 주장 완장은 축구 인생에서 처음 겪는 경험이다. 평소 활달한 성격이 아니고, 카리스마가 없기에 김태영 자신도 걱정할 정도다. 그러나 최진한 감독을 비롯해 동료들의 도움에 자신의 역할에 조금씩 익숙해져 있었다.

- 최근 몸 상태는 어떤가?

동계 때 훈련량이 많았고, 힘들게 해서 좋아진 상태다.

- 올 시즌 부천의 주장이 되었다. 책임감도 클 것 같다. 또한 주장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축구를 하면서 처음이기 때문에 많이 어색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 최진한 감독님께서 코칭 스태프와 상의하시면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첫 주장이라 어려운 점은 없는지?

크게 힘든 점은 없다. 가끔 싫은 소리를 해야 하는데 그런 말을 잘 못한다. 좋은 말만 한다고 해서 좋은 주장이 아니다. 지난해 주장이었던 한종우 형이 많이 도와준다. 종우 형이 작년에 주장 했고, K3시절(현 챌린저스리그)에서 같이 주장했기에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보는 편이다. 저 대신해서 쓴 소리도 해주니 고맙다.

- 최진한 감독이 부임한 이후 팀이 체계가 잡혀간다고 들었다. 본인이 느끼기에는 어떤가?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정신적인 면이 달라졌다. 프로의 길로 가는 것 같다. 선수들이 긴장 속에서 훈련에 임하고 최선을 다하기에 정신적인 면에서 성숙했다. 작년에 비해서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상의 몸 상태 만들도록 신경 쓰고 있다.

"축구를 여러 번 그만 둘 뻔했지만…"

김태영은 예원예술대 3학년을 앞두고, 싱가폴 리그 코리아슈퍼래즈라는 팀에 입단했다. 당시 도전이기 보다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대학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K리그로 가기에는 너무 벽이 높았다. 부천SK와 전북 현대에서 활약한 바 있는 전경준 감독이 있었고, 팀명처럼 선수들은 모두 한국 출신이었다.

그러나 2년도 채 안되어서 팀은 해체되었고, 갈 곳이 없었던 그는 극적으로 챌린저스리그에서 있었던 부천에 입단하게 되었다. 불안정한 수입으로 다른 일과 병행하며 축구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축구 인생에서 위기도 찾아왔었다.

- 예원예술대를 거쳐 싱가폴 무대 가게 되었는데, 당시 가게 된 이유와 활약은 어땠는지? 해외 생활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대학교 2학년 이후 3학년 때 집이 형편이 어려워서 대학 감독님께 취업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마침 감독님께서 싱가폴 한국인 선수만 구성된 팀을 알려주셨고, 전경준 감독님에게 소개 시켜주면서 가게 되었다. 싱가폴 리그 수준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재미있기에 축구를 했고, 한국 선수들만 있었기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그래도 확실히 외국이라서 오래 있다 보니 향수병이 없을 수는 없었다.

2010년에 팀이 해체되고 나서 갈 팀이 없었다. 운동을 그만두려 했는데, 당시 같이 뛰었던 박문기 형(현 부천 유소년팀 감독)을 통해서 부천을 알게 되었고, 테스트를 통해 들어갈 수 있었다.

- 부천에 온 뒤로 축구를 그만 둘 뻔했는데, 어떤 점에서 많이 어려웠나?

부천에 온 이후 축구 재활 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주말에 경기를 뛰고는 했다.챌린저스리그 시절 다치거나 게임을 못 뛰면 돈을 못 받아 수입이 불안정했다. 2012년 3월쯤 축구를 그만두고 다른 일에 전념하고 싶었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지금 그만 두는 것은 아까우니 좀 더 생각해보라"고 권유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막상 그만두니 운동장이 그리웠고, 4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 2012년 프로로 전환된 이후 챌린저스리그 시절 동료들 중에서 생존한 5명 중 하나였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이자 반전의 기회였을 텐데?

내가 생각해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부천 선수가 아니었다면, 프로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절 동료들과 많이 프로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있었다.

"고마움만 가득했던 프로 데뷔전"

김태영은 지난 시즌 초반 핵심자원은 아니었다. 당시 주전 미드필더였던 송원재가 상주 상무로 입대하면서 김태영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 이다. 그는 4월 21일 FC안양과의 홈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고, 3-0 대승에 기여했다. 잊지 못할 데뷔전을 가진 후 한 달도 채 안된 5월 5일 데뷔골을 작렬시키기도 했다. 비록 1-2로 역전패 한 아쉬움은 있지만, 어린이날에 기록한 짜릿한 데뷔골 경험 역시 그의 뇌리 속에 강렬히 남아 있었다.

- 2013년 4월 안양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는데, 당시를 회상하자면?

그 때 긴장이 됐다. 같은 포지션에 있었던 송원재가 상무로 가서 운이 좋았다. 송원재가 뛰었을 때 무패 행진을 달려 분위기가 좋았지만, 내가 뛰어서 졌으면 부담감이 증폭 될까 봐, 더 긴장한 것 같다. 다행히 데뷔전에서 이길 수 있게 되었고,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 광주전 데뷔골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골을 넣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특별한 날 골을 넣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 다만 팀이 져서 아쉬웠다.

- 지난해 24경기 출전에 1골 1도움을 기록했는데. 프로 첫 데뷔 시즌을 돌이켜보자면?

경기 출전 수는 많이 뛴 거에 비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좋았던 것 보다 아쉬움이 크다.

"악바리 근성을 만들어준 어머니"

김태영의 인생에 있어 어머니는 빼 놓을 수 없다. 풍족하지 않은 집안 살림과 아버지가 없는 가운데서 홀로 김태영을 키워왔다. 김태영이 축구화를 벗으려 할 때도 그 끈을 놓지 않게 해준 것도 그의 어머니다.

- 김태영의 인생에서 끈기와 오기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 점은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어머니께서 끈기가 오기가 있으신데, 일을 하시거나 다른 일을 하시면 끝날 때까지 절대가 퇴근은 없다. 어렸을 때 어머니의 영향을 받다 보니, 지금의 모습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이것은 나의 최고의 장점이 되었고, 그게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했다.

-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키워주시고, 학창 시절 비싼 회비도 대 주시느라 힘겨우셨다. 축구로 꼭 성공해서 보답해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프로라는 곳에 와서 정말 좋았다. 당시 어머니께서 많이 기뻐해주셨다.

- 올 시즌 기대하는 점과 목표 그리고 축구 선수로서 꿈꾸는 김태영의 모습은 무엇인가?

올 시즌 동계훈련 대부터 정신적, 체력적, 조직력을 보완했기에 시즌 초반 경기만 잘 치른다면, 원하는 순위 안에 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를 끌어 올려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경기장 찾아주시는 팬들에게 항상 성실하고 많이 뛰고 헌신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부천=한재현 기자

사진=인터풋볼DB, 부천FC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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