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료지원 불허, 민화협이 부딪쳐 금이 가게 해야”
내주 10만포대 신청 강행 뜻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71·사진)은 대북 비료지원 캠페인에 정부가 제동을 건 데 대해 “비료 보내기 운동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제동에 반기를 든 것으로 정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홍 의장은 1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설령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는 것을 정부가 불허하더라도 민화협 정도가 부딪쳐서 (남북 민간사업 정체 상황에) 금이 가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민간단체 200여개가 모인 민화협이 정부와 미리 의견을 타진하면서 일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단체도 따라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홍 의장 주도로 민화협은 국민 한 사람당 20㎏짜리 비료 한 포대를 북한에 보낼 후원계좌 1개(약 1만2000원)씩, 모두 100만계좌를 만들자는 ‘북녘에 비료 100만포대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민화협은 전날 운동 선포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돌연 연기했다. 이를 두고 정부와 사전 조율 없이 행사를 추진하다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정부는 “대북 비료지원 문제는 정부와 협의해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홍 의장은 이에 대해 “안되면 안되는 대로 길을 열어놓는 의미가 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정부로서는 비료가 최근에 가지 않았으니까 난색을 표시할 걸로 예상됐고 간단히 결정할 수 없겠지만, 우리는 그냥 부딪쳐 가는 것”이라고 했다.
홍 의장은 농민들에게 일정 부분 일한 만큼 생산이 돌아가도록 한 북한의 ‘분조관리제’를 거론하며 “북한이 지난해 농민들에게 농토를 갈라 줬으니까 이제 자기 농사가 되는 것이고 종전하고 태도가 다르다. 비료가 절박하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나 혼자가 아닌 담당자들도 다 알고 있으므로 우리가 부딪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화협은 내주쯤 1차분 10만포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한 허가를 통일부에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