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폐업으로 해당센터 기사들이 실직한 데 대해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노조탄압을 위한 '위장폐업'이라 규정, 투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서비스 폐업사태를 노조 탄압으로 규정한다”며 “삼성자본의 불법고용 문제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고 조합원들의 총고용보장과 직접고용을 위해 총력투쟁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폐업이 진행된 곳은 부산 해운대센터 한 곳이며, 충남 아산센터와 경기 이천센터는 폐업이 공고된 상태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보통 삼성 원청과 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업체 사장이 변경되는 식이었으나 노조 출범 이후에 상황이 달라졌다”며 “특히 해운대와 아산센터는 노조 간부가 있는 곳으로 ‘표적 폐업’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사진=이하늬 기자
 
해당 센터들은 경영악화와 대표의 건강상 이유로 폐업을 공고했는데, 경영악화가 예고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해운대센터의 곽형수 남부부지회장은 “본사에서 성수기에 실적이 나쁘다는 (수리)지역을 일부 가져간 뒤, 비수가 돌아와도 돌려주지 않았다”며 “지역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경영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회에 따르면 폐업 외에도 특이한 점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3개월 계약연장 합의서로, 지회에 따르면 현재 3개월 계약연장을 한 센터는 동인천센터와 분당센터이며 이곳은 모두 노조 간부가 있는 곳이다. 박성주 부지회장(분당센터)는 미디어오늘에 “10여년 일했지만 3개월 계약연장은 처음 본다”며 “몇 개 센터를 먼저 날리고 나머지는 3개월 뒤에 날리려는 꼼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회가 공개한 계약연장 합의서를 보면 “협약된 최소 성과를 한 항목이라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월별 경고하고, 2회 이상 누적 경고 시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박 부지회장은 “명시된 실적을 맞추려면 사실상 노동조합은 활동은 못한다”며 “생계를 빌미로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당센터가 타센터에 비해 실적이 얼마나 나쁜지도 알 수 없다”며 “실적 공개를 요청했지만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번 상황을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3월 중 국회에서 ‘위장폐업, 간접고용 철폐를 위한 토론회’를 여는 한편, 17일부터는 폐업업체 조합원들이 서울에서 상경투쟁을 전개한다. 이현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3월중에 무기한 전면파업을 포함한 총파업과 삼성본관 앞 대규모 집회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이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는 위장폐업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홍보팀 차장은 “폐업은 해당센터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원청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운대센터 지역쪼개기에 대해 그는 “미결이 높아서 지역을 본사로 돌린 것”이라며 “비수기에도 노조가 파업을 한다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을 돌려주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3개월 계약연장에 관련해 이 차장은 "기본적으로 재계약을 하는데 해당 센터들은 실적이 안좋아 구제하기 위해 13년도 계약기간을 3개월 연장한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연일 해운대센터 분회장은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파업을 한 시간은 5일 정도이며, 나머지는 몇시간씩 부분파업만 했다”며 “지금은 기사들이 실직 상태이기 때문에 경남 각 지역으로 흩어져 위장도급과 폐업에 대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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