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노예' 단속.. 26명 입건해 3명 구속
목포경찰서 소속 섬 파출소 경관 87명중 74명 교체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경찰청은 '염전노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강제노역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염전 업주 등 26명을 적발해 3명을 구속하고 다른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또 특별단속 과정에서 첩보 수집 등을 토대로 염전 업주와 직업소개업자 등 27명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영등포역 등지에서 지적장애인 채모(48)씨 등 2명의 장애인에게 접근해 "큰돈을 벌게 해 주겠다"고 속여 전남 신안군 염전에 데려간 직업소개업자 고모(69)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씨 등으로부터 채씨 등을 넘겨받아 강제로 일을 시키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염전업주 홍모(48)씨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됐고, 채씨 등이 탈출을 시도하는 것을 홍씨에게 알려주는 등 불법 감금을 방조한 혐의로 동네주민 윤모(41)씨가 입건됐다.
지금까지 경찰이 특별단속으로 찾아낸 피해자는 24명이다. 이중 9명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고 무연고자 등 15명은 보호시설에 보내졌다.
직업소개소를 통해 염전이나 새우잡이 배, 농장 등지로 팔려간 피해자는 절반에 가까운 11명이다.
업주가 직접 근처 시내를 돌아다니며 염전 등지로 데려온 피해자도 6명이 있었다.
신안군 염전 업주 홍모(56)씨는 목포 시내 여인숙 등지를 물색하다 청각장애인 강모(41)씨를 꾀어내 자신의 염전에서 10년간 강제로 일을 시키고 임금 1억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구속됐다.
홍씨는 경찰이 단속에 들어가자 강씨를 목포시내 모텔로 데려가 열흘간 감금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 서천에서는 지적장애인 이모(55)씨를 데려와 7년간 무임금으로 일하게 하고 이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합의금으로 받은 4천100만원도 가로챈 농장주 오모(65)씨가 검거되기도 했다.
10년 이상 강제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는 4명이고, 이들 중에는 최장 15년간 강제로 일한 피해자도 있었다.
전남 영광군의 염전 업주 김모(64)씨는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김모(45)씨를 데려와 15년간 일하게 하면서 밀린 임금 7천만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검거됐다.
강제로 일한 기간이 6∼10년인 피해자는 5명, 2∼5년은 12명이었다.
경찰은 지역경찰에 대한 감찰 결과 업주들과 유착된 사례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노예사건이 처음 알려진 전남 신의도에 있는 신의파출소 소속 경찰관 4명 전원을 포함해 목포파출소가 관할하는 13개 도서파출소 경찰관 87명 중 74명을 교체했다.
경찰은 지역 경찰관들이 순찰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달 중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시민감찰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권고안에 따라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또 목포경찰서 소속 경찰관 전원에 대해 도서지역의 특성에 맞는 인권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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