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종로는 고궁과 여러 문화유산이 즐비한 600년 수도의 도심지역입니다. 이 정체성을 유지해야 지속가능한 도시로 남을 수 있습니다."
김영종(61·사진) 서울 종로구청장이 5일 지역적 특색을 살리는 구정을 설명하면서 밝힌 이야기다. 종로구 거주자는 17만명 남짓으로 서울 자치구 중 최저 수준이지만 여러 민·관기관과 역사·문화 시설이 밀집한 덕분에 유동인구는 최고 수준이다. 교통시설, 각종 사회 편의시설, 정보안내물 등 각종 사회기반 시설물 확충이 필요한 이유다.
특이한 점은 건축사 출신의 김 구청장이 2010년 민선 5기 취임한 이래 가장 집중하고, 성공을 거둔 일로 꼽는 게 '도시 비우기 사업'이라는 점이다. 그는 "도시 비우기는 원래 도시시설비우기"라며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종로가 전통문화도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사동 서인사마당 공영주차장에 조성하려던 전통문화복합시설을 최종 포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비와 시비 총 77억원을 확보했지만 부지의 절반을 소유한 서울시가 버스주차공간을 함께 요구하자 종로구는 난색을 표했다. 문화지구의 한복판에 문화시설을 짓는 게 전통 도심의 면모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다시 논란이 됐던 관광호텔 건립에 대해서도 김 구청장은 "호텔이 들어서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도 좋지만 그로 인해 역사·문화 유적의 경관이 훼손된다면 장기적으로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구청장은 종로의 전통적 도심 기능과 더불어 사람 사는 도시로서의 면모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종로는 인구가 적어 복지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노인인구 비중이 약 15%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서관을 늘리고, 학교지원 예산을 3년 사이 세 배 이상 늘리는 등 교육·보육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종로구는 2011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한 '사회의 질 조사'에 이어 지난달 전국 23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한 '사회의 질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다고 했던가. 종로구는 최근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김 구청장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지만, 조금만 부주의해도 세 모녀 자살 사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경계했다. 이어 "복지 담당공무원 역량 제고도 중요하지만 1, 2년 단위로 자주 바뀌는 공무원의 특성을 고려해 복지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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