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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극장을 이야기하다…연극 '남산 도큐멘타'

송고시간2014-03-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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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시즌 개막작…'연극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인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극장은 독특한 공간이다. 관객은 극장 '안'에 들어서는 순간 '밖'과 격리돼 허구의 세계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나 동시에 극장 '안' 이야기는 '밖'과 무관할 수 없다. 극은 현실을 반영하며, 외부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한다.

동시대성을 지향하는 창작 연극을 제작해온 남산예술센터의 올해 첫 번째 작품의 주제는 바로 '극장'이다.

오는 15~30일 공연되는 이경성 연출의 신작 '남산 도큐멘타:연극의 연습-극장 편'(이경성 연출)의 주인공은 남산예술센터다. 극장 스스로 자신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는 작품이다.

이경성 연출은 5일 열린 남산예술센터 시즌 발표회에서 "드라마센터(남산예술센터의 전신)의 역사가 한국 현대사의 흐름과 맞물린다는 지점에 주목했다"며 "극장 안의 고민을 어떻게 밖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극장, 극장을 이야기하다…연극 '남산 도큐멘타'> - 2

한국 최초의 현대식 극장인 '드라마센터'는 1962년 극작가이자 연출가였던 동랑 유치진 선생이 건립했다. '햄릿' 공연을 시작으로 힘차게 개관했지만, 재정난으로 1년여 만에 문을 닫고서 결혼식장, 미군 공연단의 재즈 공연장 등으로 몸통을 내어주기도 했다.

한국 연극사에서 유의미한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은 1970년대 들어서다. 유덕형 연출의 '초분', 오태석의 '태' 등 센세이셔널한 작품들이 연이어 발표되며 한국 연극사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연출은 "연극보다 더 연극적인 일들이 극장 밖에서 벌어지고 있었음"에 주목한다.

"1970년대 남산은 안기부 본관이 설치돼 많은 고문과 감청 등이 이뤄진 공간이다. 한 동네 어느 극장 안에서 공연과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근처 다른 곳에서는 고문과 연극보다 더 연극적인 조작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연 전 프로그램으로 극장 주변 장소들을 살펴보는 '유령산책'이라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남산예술센터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바후차라마타'(배요섭 연출), '푸르른 날에'(고선웅 연출), '즐거운 복희'(이성열 연출), '투명인간'(강량원 연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김재엽 연출) 등 6개 작품을 올해 선보인다.

1만8천~2만5천원이며 ☎02-758-2150.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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