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맛있는 인생]이야기가 있는 맛집

2014. 3. 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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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오는 이야기가 유명해서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고, 몰랐던 사실인데 듣고 보니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음식점이 있습니다.주인의 사연과 음식맛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냐고요? 예, 있고 말고요.

홍대앞 부엉이돈가스

젊은 셰프의 조용한 재도전

식당 하나 차리는 게 얼마나 어렵고, 그것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또한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최근 홍대앞에 문을 연 '부엉이돈가스'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하다 온갖 고초 끝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성공한 한 젊은이의 공간이다. 자칭 '외식 벤처'를 표방하는 이 집의 주 메뉴는 돈가스와 파스타. 제주 흑돼지로 만든 수제돈가스 전문점 '부엉이돈가스'는 일반 돈가스와는 그 조리 과정부터 다르다. 고기를 연육기나 기계로 문대지 않고 고기 망치로 두드려줌으로써 육즙을 그대로 유지해 주고 부드러운 식감을 살려준다. 돈가스의 기본에 충실한 '부엉이 돈가스'는 흑돼지 특유의 고소함과 두툼한 게 특징이다. '샐러드돈가스'는 푸짐한 샐러드에 유기농 유자로 만든 유자오리엔탈 소스를 올려 창의적 맛이라는 칭찬을 듣는 메뉴다. 4가지 치즈를 듬뿍 뿌려 고소하고 찰진 맛을 내는 '스노우치즈 돈가스'도 인기다. 파스타로는 불맛 돋는 홍콩식 볶음 파스타인 '오리엔탈 파스타', 손수 끓인 육수에 해물을 듬뿐 넣은 '나가사키 파스타', 짭쪼름한 명란과 고소한 크림이 절묘하게 비벼진 '명란크림 파스타' 등이 그것이다. 부엉이 돈가스 6900원, 샐러드 돈가스 7900원, 스노우치즈 돈가스 8900원, 파스타는 각각 8900원.

위치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17-2번지 1층 문의 02-322-1214 안국동 아리랑풍각쟁이 은진의 집

'오빠는 풍각쟁이야이 뭐 / 오빠는 심술쟁이야 뭐 / 난 몰라이 난 몰라이…' 1938년 가수 박향림이 콜럼비아레코드를 통해 취입, 대히트를 쳤던 이 노래의 제목은 '오빠는 풍각쟁이'다. 우리나라 근대 가요는 오늘을 살아가는 70대 이상에게는 일상처럼 친숙한 노래들이다. 또한 그 다음 세대들에게도 복각, 리메이크 작업을 통해 새로운 장르로 꽤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안국동 헌법재판소 남쪽 담장길 중간쯤에 있는 '아리랑'은 우리나라 근대가요 13곡을 감칠맛나게 불러 앨범으로 취입한 재지스트 최은진 씨가 문을 연 카페다. 전통차와 커피, 맥주 등과 그날그날 준비된 안주를 즐길 수 있다. 1930년대를 연상하게 하는 샹들리에, 탁자, 미군 구락부에서 볼 수 있었던 빈티지 마이크 등 주인 최은진의 목소리와 꼭 닮은 인테리어와 낭만적인 먹을거리 등이 21세기 로멘티스트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107-1 문의 02-734-1009 원효로 시루향기콩나물국밥, 그냥 후루룩 먹지 말기

시루향기는 전주식콩나물국밥과 콩나물오징어찜, 그리고 대구해물탕, 코타리찜, 삶은오징어, 미니족발, 모주 등을 파는 편안한 식당이다. 이 집에서 제안하는 콩나물국밥 100배 맛있게 먹는 법이 재미있다. 콩나물국밥을 시키면 국밥과 함께 김이 고명으로 올라간 달걀 담긴 공기, 깻잎, 장아찌, 젓갈이 함께 나온다. 먼저 달걀을 먹는데, 국밥에 넣어먹는 게 아니라 그냥 국물 두 세 숟가락을 넣어 생으로 먹는다. 국밥을 먹을 때도 얼기설기 먹지 않고 국밥 숟갈 위에 반찬으로 나온 깻잎, 젓갈을 올려 한입에 먹어야 맛있다. 그냥 먹어도 문제 없지만 역시 가이드해 준 그대로 먹으면 더욱 맛있는 콩나물국밥을 즐길 수 있다. 콩나물국밥 6000원, 콩나물오징어찜 1만5000원, 2만원.

위치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3가 49-8 문의 02-718-5282 상수동 酒食會社 싱가폴싱가포르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

해외여행 때 관광지 식당이 아닌 게스트하우스 등 마을 식당을 이용해보았거나 장기 출장이나 지사 근무 중 즐겨찾던 로컬 식당을 경험해 본 사람은 가끔 그 시절 그 동네 식당의 메뉴를 그리워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땅 그 어디에서도 그 맛을 재현해주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이름 '酒食會社(주식회사)싱가폴'은 바로 싱가포르 아파트촌 식당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제공, 싱가포르에서 생활해 보았던 사람이나 호기심 많은 미식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매콤한 맛의 볶음밥인 '양저우채오판', 해물 소스로 볶은 볶음 쌀국수 '피낭 차콰이떼오', 얼큰한 싱가포르식 쌀국수 '락사' 등 식사류가 각각 8000원, 1만3000원, 9000원이고, 안주거리고 먹는 차슈, 사떼아얌 등이 1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76 문의 010-8008-3563 [글·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18호(14.03.1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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