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교육까지도 걱정해야..고된 '황혼 육아'

채희선 기자 2014. 3. 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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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맞벌이 부부의 절반 이상이 육아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된 일이죠. 그런데 여기 더해서 이젠 손주들의 교육 문제까지 조부모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채희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구청에서 진행하는 손주 돌봄교실입니다.

매달 면접까지 치러 수강생을 뽑는데도, 대기 인원만 200명에 달합니다.

달라진 양육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겁니다.

[이선녀(65세)/손주 돌봄 3년 차 : 갈수록 아이들이 영리해지잖아요. 그냥 밥만 먹고 놔두면 크는 게 아니더라고요.]

이야기 나눌 때마다 빠지지 않는 화제가 교육 문제입니다.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조부모들은 손주 교육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영렬(62세)/손주 돌봄 3년 차 : 엄마 아빠 뭐 이렇게 할 때부터 글을 읽는 애가 있었어요. 거의 90%는 할머니들이나 엄마들이 애들을 그냥 남보다 뛰어나게 가르치고 싶어하는….]

오주환 할머니는 요즘 영어 라디오 프로그램을 틈틈이 듣습니다.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손녀의 질문이 부쩍 늘었는데, 매번 모른다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주환(67세)/손주 돌봄 9년 차 : 할머니 그거 아니야 그러면서 자기가 발음을 다시 교정해주더라고요. 내가 옛날에 배운 대로 하면 할머니 틀렸다고 그래요.]

아이 엄마들은 이런 어려움을 알면서도 아이를 믿고 맡길 사람이 부모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전샛별/대전 유성구 : 다른 사람 손에 맡긴다는 게 사실 맘이 놓지 않고, 좀 안쓰럽기도 하고 결국은 부모님께나 시부모님께 '아이들을 잘 좀 돌봐달라' 이렇게 부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실제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 가운데 교육 문제로 상담을 해오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전영철/한국손주돌봄연구소장 : 우리 애를 좀 잘 키워야 되는데 그렇지 못 하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하고 비교하는, 그런 비교 심리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홍승아/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 : 과도한 교육열이 결국은 일하는 부모들이 직접 자녀 교육을 하지 못할 때 그들의 조부모에게까지도 이런 부담을 지우는 것이죠.]

맞벌이 부부를 넘어서 조부모로 확산한 육아 문제는 저출산 실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여성 1명당 합계 출산율이 또다시 1.19명으로 떨어진 가운데 우리나라 초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육아와 교육 시스템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종갑)채희선 기자 hsch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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