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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허리케인 수해 복구 때 뇌물 받은 시장

입력 : 2014-02-13 14:14:11 수정 : 2014-02-13 14: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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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9월 루이지애나주 등 미국 남부 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 복구 과정을 전후해 뇌물을 챙긴 레이 내긴 (57) 뉴올리안즈 전 시장이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았다. 연방 배심원단은 12일 (현지 시간) 뇌물 수수, 통신 사기, 범죄 공모, 돈 세탁, 탈세 등 21가지 죄목 중에서 20가지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그가 받은 뇌물의 액수는 모두 50만 달러 (약 5억 3100만 원) 가량에 이른다. 내긴 전 시장은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면 최소한 2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내긴은 카트리나 피해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뇌물을 받기 시작해 피해 복구가 진행될 때에도 계속 뇌물을 챙겼다고 검찰측이 밝혔다. 민주당 출신으로 텔레비전 방송국 중역을 지낸 내긴은 흑인이며 2002년에 부패 청산을 기치로 내걸어 시장에 당선된 뒤 카트리나 사태 이후에 치러진 2006년 선거에서도 재선에 성공해 2010년까지 재임했다. 내긴은 뉴올리안즈시가 주관하는 사업의 계약자들로부터 뇌물을 챙겼다. 그는 약 20만 달러의 현금을 뇌물로 받았으며 가족과 함께 하와이와 자메이카 등을 공짜로 여행했고, 항공기 1 등석을 타고 뉴욕을 방문해 쇼핑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내긴의 아들이 운영하는 부엌 자재 회사에 업자들이 공짜로 화강암 자재를 제공한 사실도 밝혀졌다.

뉴올리안즈 등을 강타한 카트리나로 인해 약 1500명 가량이 사망했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었다. 당시 뉴올리안즈시의 80%가 물에 잠겼고, 재산 피해도 수십억 달러에 달했다. 내긴 전 시장은 초대형 재난이 발생한 뒤 ‘초콜릿 뉴올리안즈’ 재건을 내세우며 백인을 홀대하고, 흑인을 결집시키려는 정책을 추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내긴은 그러나 카트리나 구호 기금에 손을 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이 밝혔다. 내긴은 건설업자 등으로부터 시의 재건을 위한 투자를 받았고, 아들의 회사에도 투자가 이뤄졌던 것이라고 변명하면서 법정 소송을 계속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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