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일로 왔다더니..국정원 직원 들이닥쳐"<보고회>

2014. 2. 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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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사건 인권침해 보고회 열려

'내란음모' 사건 인권침해 보고회 열려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의혹 사건에 대한 국가정보원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와 그 가족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산인권센터·유엔 인권정책센터 등 인권단체들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인권침해 보고회를 열고 압수수색·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례들을 공개했다.

이들은 내란음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진행된 모든 국정원 압수수색은 문을 열기 위한 거짓말과 함께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구속된 피고인의 가족인 한영 씨는 "둘째 아들의 이름을 대며 학생 일로 왔다고 해 문을 열었더니 막 밀고 들어왔다"며 "그때서야 '아이 때문에 온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속 피고인의 가족인 박사옥 씨는 "남편이 '이삿짐이 들어오니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가려는 순간 국정원 직원들이 들이닥쳤다"며 "'왜 이런 식으로 들어오느냐'고 따지니 '우리는 원래 그런다'라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압수수색 영장이 규정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집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씨는 "국정원 직원이 '노트북 복사를 하는데 길게는 3일도 걸린다'며 가져가는 것에 동의하라고 협박을 했지만 그래도 동의하지 않았다"며 "가져가면 '당신(국정원)이 책임지라'고 했는데 결국엔 가져가 버렸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 대상자였던 홍성규 씨는 "일기장 같은 것을 집안에 늘어놓고 4∼5명이 보는데 그 자체가 불쾌했다"고 했다. 한 씨는 "옷을 입으러 방으로 들어가자 국정원 여자 직원이 자기도 들어가야 한다고 따라 들어왔다"고 말했다.

구속 피고인 가족인 엄경희 씨는 "압수수색을 마칠 때 즈음 기자들이 오니까 커다란 압수수색 상자에 쓰레기를 넣어 나가더라. 그때 우리 집 압수물은 '조선말사전'과 우표 한 장이 다였다"며 국정원이 압수수색 결과를 과장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조사관이 피의자를 비하하고 압수수색 증거물이 왜곡되기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압수수색 대상자였던 이영춘 씨는 "국정원 조사관이 '부인과 결혼한 것도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것 아니냐'고 했고 과거 수감 당시 부인에게 쓴 편지를 보며 '부부가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하냐'며 우리 부부를 비하했다"고 질타했다.

구속 피고인의 한 가족은 "남편 건강이 안 좋아서 치료용 '니트로글리세린' 관련 파일을 내려받아 놓은 것이 있었는데 그 안에 폭발위험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며 "그런데 이게 언론에 진보당 RO 폭파 동영상이라고 나오더라"고 말했다.

다산인권센터 박진 상임활동가는 "내란음모 사건이 갖는 공포가 큰 만큼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가 사회적으로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며 "재판과 별개로 이 같은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취지에서 보고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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