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박철민 "배역 한계 느끼던 중 만난 영화, 벅차고 설레었다"

2014. 2. 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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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약속 꼭 지킬게"

속초의 평범한 택시 운전사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상구(박철민 분). 그에게는 대기업에 취업한 딸 윤미(박희정 분)가 자랑거리다. 예쁘고 자랑스러운 딸 윤미가 어느날 백혈병에 걸린 채 집으로 왔다. 엎친 데 덮친 격 회사 측에서는 오히려 병의 원인이 본인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퇴사할 것을 요구한다. 기막힌 상황에서 상구는 딸 윤미와의 약속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 '또 하나의 약속'

[MBN스타 여수정 기자] "뒤질랜드" "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등 재치만점 개성만점 유행어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의 감초로 활약 중인 배우 박철민. 주로 짧은 등장에도 감히 무시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인 그가 연기인생 25년 만에 주연으로 스크린에 등장했다. 푸근하고 인자한 외모에 딱 들어맞게 박철민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서 딸바보이자 속초의 택시 운전사 상구 역을 맡았다.

유쾌하고 쾌활한 역으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안긴 바 있는 박철민이 이번 작품에서는 첫 주연작답게 이 시대의 아버지로 변신했다. 그의 변신에 팬들은 그저 반가움을 표하고 있으며 어떤 모습으로 감동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궁금증을 높이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약속' 내용을 보고 출연을 확정했다기보다는 캐릭터에 좀 더 많이 끌렸다. 십 수 년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하다보니 나의 캐릭터들이 구축된 듯 싶다. 너무 정형화되기도 했고 대중들이 눈에는 박철민이 까불고 능청스럽고 넉살 잘 부리는 이미지가 아니냐. 다른 배우들과 달리 사람들이 나에게는 친근함을 느끼는 것 같다. 때문에 먼저 다가와서 사진도 찍자고 요청하고 팔짱끼고 정말 반갑게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웃음) 친근함이 장점으로 보일수있지만 너무 반복되다보니 지겹기도 하고 스스로도 한계를 느껴 벗어나려고 고민하는 찰나 상구 역을 만나게 된 것이다. 상구는 기존에 연기해온 다른 캐릭터와 달리 아픔도 깊고 나약하고 무식하고 가난한 소극적인 아빠다. 너무도 작은 어깨를 가진 아빠 역을 맡게 돼 벅차고 설렌 것 같다. 물론 배역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도 있었지만 누구나 걱정은 있는 것이 아니냐. (웃음)"

쾌활한 박철민이 깊은 아픔을 지닌 아버지 역을 연기한다는 소식은 호기심을 증폭시키기에 너무도 충분했다. 넘치는 호기심을 증명하듯 '또 하나의 약속'은 개봉 전부터 대기업 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을 얻어 고인이 된 황유미 씨의 실화를 소재로 제작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의 내용물을 알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영화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기도 했다. 우려와 부정적 시각은 어느덧 출연 배우와 감독, 제작진에 대한 걱정으로 커졌다. 그러나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알 수 있듯. '또 하나의 약속'은 사회고발영화가 아닌 평범한 가족이 거대기업으로부터 슬픔을 겪고 이들과 맞서 싸워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지극히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사회고발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사회의 민감한 이슈를 다룬 작품이기에 대중들의 관심도 받고 강한 불이 붙을 수 있는 휘발성이 강한 작품이다.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는 작품이지만 영화를 제대로 관람한 관객이라면 영화 안에 부성애와 가족애를 담은 드라마라고 느낄 것이다. 자극적이거나 아픔과 고통을 강요하는 작품이 아니라 담담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찌보면 딸의 죽음을 맞이해 슬퍼한 아빠가 죽음의 원인을 찾아 세상과 맞서면서 나약한 자신을 좀 더 성장시키는 아빠의 성장기로 볼 수도 있다."

박철민은 극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딸바보로 등장한다. 실제로 예쁜 두 딸을 둔 상황이기에 상구와 박철민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 닮았기에 배역 몰입도는 최고였으며 오히려 촬영 내내 가슴이 아팠을 만도 하다.

"극중 윤미 또래의 딸이 있어 배역 몰입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연기를 하다보면 달라지는 상황 때문에 함께 변하는 감정이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내가 처한 상황에 딸을 대입해 이런 감정을 느끼겠지 하면서 연기한 적도 있다. 나 뿐 만아니라 다른 아빠들도 딸한테 다 울컥한다. 공부를 잘하든 얼굴이 예쁘든 매력이 있든 없든 울컥하게 된다. 이런 울컥함이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한국남자들의 생각이기도 한데 시집보낸 후 고생할 딸에 대한 애잔한 마음이 있다. '또 하나의 약속'을 보면 딸의 죽음으로 가족이 해체되지만 결국 다시 모이게 되며, 당시 받았던 상처가 아물진 않았지만 서로 돕는다. 이게 가족인 것 같다. 이번 영화가 가족들을 보듬어주고 이해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영화의 첫 관심은 다소 민감한 소재 사용에 갈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오면 가족이 주는 희망과 사랑, 부성애로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질 것이다. '또 하나의 약속'은 다양한 보물이 담긴 작품이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활력을 불어넣는 박철민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자 박희정과 유세형 등 2014년 충무로가 주목해야 될 신인이 등장하다. 더욱이 투자자의 도움이 아닌 예비 관객들의 굿펀딩과 제작두레라는 크라우드 펀딩, 개인투자금으로 영화가 제작됐다. 지난 1월 6일 기준, 굿펀딩과 제작두레를 통해 7564명의 후원금 3억299만5000원이 모였으며, 100명 이상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7722명으로부터 후원금 3억567만5000원이 모였으며, 100명 이상의 개인투자자들이 12억 원을 투자한 상황.) 이는 국내 최초 순도 100%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의 기적과 개봉을 감동을 맛볼 기회를 선사하는 것이다. 박철민 스스로도 이 사실에 감격스러워하며 작품에 대한 자랑을 시작했다.

"순도 100% 크라우드 펀딩은 우리 작품의 자랑이자 특징이다. 제작두레를 통해 만 여 명의 대중들이 참여한 영화는 직접 본적도 해본적도 없다. 대중들의 관심이 경이롭고 목이 멜 정도로 울컥하고 벅차다. 가끔 홈페이지에서 사연들을 읽다보면 오히려 우리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사연을 읽을 때면 미안해지고 투자자의 힘이 아닌 다른 힘으로 영화가 개봉을 향해 가고있구나를 느낀다. 고마움과 미안함 등 만감이 교차한다. 특히 나에게 용기있다거나 고맙다고 하는 대중들을 보면 난 단지 작품에 매력을 느꼈고 캐릭터에 감사하고 황홀해서 출연을 한 건데 과연 용기있는 게 맞나싶다. 충무로 최고의 제작진이 모여 참여했고 짧은 기간이지만 영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는 퀄리티를 자랑할 수 있는 영화다. 거기에 예비 관객들까지 합세해 더 큰 마음들이 담긴 작품이다."

예비 관객들과 개인투자자들의 마음 덕분에 '또 하나의 약속'은 오는 6일 개봉을 앞뒀다. 그러나 초반에는 투자가 어려워 많은 고충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크라우드 펀딩을 할 때 바로 1억2000만원이 들어왔다. 그러나 모아진 금액으로 찍을 수 없는 영화이기에 각 팀의 막내들에게는 최소한의 개런티를 지급했고 나머지는 다 노개런티로 작품에 참여했다. 여러 가지 과정과 시간이 지나면서 모아진 금액의 수가 올라가고 모두의 노력과 바람 덕분에 크라우드 펀딩도 성공적으로 된 것 같다."

박철민의 말대로 크라우드 펀딩은 '또 하나의 약속'의 자랑거리이고 참여한 대중들은 말 그대로 예비관객인 셈이다. 때문에 흥행에도 청신호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렇게 생각할까.

"'또 하나의 약속'에 참여해준 일반 개미 후원자들 덕분에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분들의 고마움이 말로 끝나서는 안 될 것 같다. 엔딩 크레딧에 이들의 이름이 모두 올라가는데 참여한 모든 이들이 스크린으로나마 서로를 만나고 후원 참여 여부를 떠나 다양한 이름을 보기만 해도 감정이 북받친다더라. 주변에서 제2의 '변호인'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이영화의 손익분기점이 60~70만이다. 흥행 척도의 십분의 일만 되도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 '변호인'과 '또 하나의 약속'은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과 사회적 이슈 등장,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기업 등 거인을 다운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변호인'은 엄청난 티켓파워를 가진 송강호가 등장하고 '또 하나의 약속'에는 열장도 안 되는 티켓파워를 가진 박철민이 등장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생각만큼 영화의 인지도가 오르지 않아 괜스레 우울하고 안타깝더라."

본인 스스로 열장도 안 되는 티켓파워를 가진 배우라고 칭했지만 '또 하나의 약속' VIP 시사회 당시 수많은 스타들이 참석해 박철민을 힘있게 응원했다. 특히 고향후배이자 드라마 '맨 땅에 해딩'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동방신기 유노윤호는 무대 위에 올라 꽃다발까지 건네줬다.

"VIP 시사회 날 참석한 스타들이 일일이 줄을 서서 영화 관람평을 찍었다더라. 그 소식을 듣고 울컥했다. 그래서 평생 그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서 고마움을 갚을 생각이다. 큰 대출금을 은행에 갚듯 이자까지 다쳐서 갚을 것이다. (웃음) 그동안 주연이 아니었기에 VIP 시사회에 많은 스타들을 초대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연이니까 지인들을 초대했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배우들을 골라 개인적으로 연락했다. 내용은 비슷한데 나한테 중요하고 소중한 영화니까 와서 보면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다. 만약 안 오면 은퇴하겠다 고 보냈다. 아마 은퇴한다는 거짓 소식에 지인들이 반응한 것 같다. 조달환은 영화 관람하는 내내 통곡해서 방해해 유해진이 제대로 못 봤다더라. (웃음)"

박철민은 물론 그를 아는 스타들까지 많은 응원을 하고있는 '또 하나의 약속'. 작품에 대한 애정을 증명하듯 그는 영화의 포인트와 당부의 말도 친절하게 건넸다.

"'또 하나의 약속'은 착한영화다. 악의적으로 고발하는 영화가 절대 아니고 가족들의 사랑이야기와 아픈 이야기, 성장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 영화를 통해 더 예뻐지는 세상이 됐으면 하고 더 성숙해지는 세상이 될 것 같다. 혹시 우려하는 사람들과 세상의 갈등이 커질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와서 관람하며 좋을 것 같다."

2014년 첫 스크린 주연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예고 중인 박철민은 차기작을 언급하며 명불허전 존재감을 과시했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곧 임수정, 유연석과 함께 '은밀한 유혹' 촬영을 시작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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