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는 올 설에도 당직?"..시월드 가나 안가나 '스트레스'

신아름 기자 2014. 1.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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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신아름기자][[직딩블루스]]

결혼 3개월째인 새색시 신민주(34)씨는 설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달 28일, 시부모님을 집으로 초대해 정성껏 만든 음식으로 식사대접을 했다.

이날 식사 자리는 사실 신씨가 며느리 도리를 하기 위해 고심 끝에 마련한 자리였다. 결혼하고 처음 맞는 명절이지만, 직장일로 인해 연휴 나흘 중 마지막날을 제외하곤 내내 출근해야해 설 당일날 시댁에 갈 수 없기 때문.

신씨는 전날 장을 봐든 음식재료를 갖고 28일 오전내내 잡채, 전, 갈비찜 등 음식을 만드느라 씨름을 해야했다. 결혼 전에 친정엄마가 해준 음식을 따박따박 얻어먹기만 했지, 음식이란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니 서툰 솜씨에 진땀을 흘려야했다.

신씨는 "시부모님께서 음식하느라 애썼다고 칭찬해주셨지만, 첫 명절을 같이 못해 서운하다는 말씀도 하셔 몸둘바를 몰랐다"고 말했다.

신씨는 1년 365일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에서 일한다. 업무 특성상 남들 쉬는 날 못 쉬고, 남들 일하는 날 쉰다. 때문에 신씨에게 일반적인 달력의 빨간날은 의미가 없다. 명절도 예외는 아니다. 매달 짜여져 나오는 근무스케줄이 달력 대신이다. 이 달력에 따르면 신 씨는 이틀 일하고 하루를 쉬고, 다음날 하루 24시간을 풀로 근무한 뒤 그 다음날 이틀간 쉰다. 6일을 주기로 동일한 패턴이 반복된다.

"남들은 일 때문에 설 명절 '시월드'에 안갈 수 있어서 좋겠다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 하루종일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며 "일 때문에 몸도 피곤한데 며느리 도리를 못해 정신까지 피곤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신씨는 "직업상 매년 명절 때마다 시댁을 제때 찾아뵙는 게 힘들 것 같은데 벌써부터 올 추석엔 어찌해야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결혼 10년차로 여섯살 딸을 둔 워킹맘 이연희(40)씨는 이번 연휴 기간에 설 전날인 1월 30일과 다음날인 2월 1일 출근한다. 연휴 당직에 걸려서다. 때문에(혹은 덕분에) 그는 30일 저녁 퇴근 후 부산 시댁으로 출발해 설 당일 제사를 지내고, 곧바로 서울 집으로 올라올 예정이다.

벌써 3년째, 이씨는 명절 연휴에 당직을 선다. 특별히 당직운이 나빠서일까? 아니다. 본인이 자청한 결과다. 이 씨는 명절에 앞서 나오는 연휴 당직자 명단을 보고 당직에 걸린 직장 동료들에게 당직순번을 바꿔주겠다고 제안한다. 마침 어디 당직 바꿀 사람 없나 고민하던 당직 예정자들은 그에게 매우 고마워하며 제안을 덥썩 수락한다.

그가 당직을 바꾸는 이유는 간단하다. 명절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모두 혹사당하느니 회사에 출근해 일하는 편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는 "당직을 바꾸면 연휴 내내 가시방석같은 시댁에 가있지 않아도 되고 동료들에게 인심도 살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씨의 마음 한 켠에는 늘 시댁식구들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자신의 몫까지 음식장만 등 일을 해야하는 두 형님들을 제대로 볼 면목이 없다.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이씨는 시부모님께 두둑한 용돈봉투를 건넨다. 형님들에게도 인사치레하는 걸 잊지 않는다.

그래도 찜찜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시댁에서 탈출해 집에서 쉬는 걸로 직장인으로서의 낙을 삼고 있지만 막상 또 쉬고 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 건 사실"이라며 "육아와 살림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이 필요해 당직 바꾸는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참 딜레마"라고 말했다.

명절 연휴에 시월드에 가나, 회사에 가나 이래저래 몸과 마음이 불편한 것이 '직딩' 며느리들의 운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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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아름기자 pe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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