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거부 "레즈비언 딸과 결혼해주면 1천400억"
사윗감 공개모집하며 포상금 배로 올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레즈비언인 딸을 결혼시키려고 5억홍콩달러(약 693억원)를 내걸어 화제가 됐던 홍콩의 한 거부가 결과가 신통치 않자 포상금 액수를 배로 올렸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현지 신문 보도를 인용해 부동산 개발업자인 세실 차오(趙世曾·77)가 사윗감이 될 남성에게 10억홍콩달러(약 1천386억원)의 포상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실 차오는 홍콩 외에 말레이시아와 중국, 마카오 등에서 각종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세실 차오는 말레이시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억홍콩달러의 포상금을 제시한 이후 2만건에 달하는 문의를 받았으나 결국 딸을 결혼시키는 데 실패했다며 포상금 액수를 배로 높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실 차오는 또 성적 취향에 대한 딸의 마음을 돌리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면서 "딸의 사생활에 끼어들고 싶진 않다. 단지 딸이 좋은 결혼을 해 아이를 낳고 내 사업을 물려받길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앞서 세실 차오는 지난해 9월 큰딸 지지 차오(趙式芝·34)와 결혼하는 남성에게 5억홍콩달러를 주겠다며 사윗감 공개 모집에 나서 각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하지만 딸 지지는 이미 2012년 4월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프랑스에서 9년간 사귄 동성 연인과 결혼한 상태였다.
지지는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아버지가 아무리 많은 돈을 내걸어도 내 마음에 드는 남자를 구하진 못할 것"이라며 언론에 포상금 얘기를 그만 하라고 아버지에게 여러 번 말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토로했다.
지지는 현재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인권운동가로서 성소수자 차별금지 입법을 촉구하는 로비단체 '빅 러브 얼라이언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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