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손등에 뽀뽀해도 성추행"..'성추문' 이진한은 경고?

천정인 입력 2014. 1. 15. 17:40 수정 2014. 1. 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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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천정인 기자 = 여기자 성추문 논란을 일으킨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에게 '감찰본부장 경고'라는 가벼운 처분이 내려져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비슷한 사건을 두고 유죄 판결을 내려 주목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규진)는 지나가는 여자 초등학생에게 악수를 청한 뒤 갑자기 손등에 입맞춤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한모(6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웃어른을 공경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한씨의 요청에 따라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민 것은 순간적으로 별다른 생각없이 한 행동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손등에 입맞춤 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다면 악수를 했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한씨의 행위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공원이라는 장소에서 이뤄져 자신의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이 없었다고 해도 추행죄가 성립하는데에는 이같은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단지 귀엽고 예뻐서 손등에 입맞춤을 한 것이더라도 추행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지난해 5월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초등학교 4학년인 A(10)양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한 뒤 A양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 자신의 손등에도 입맞춤을 해달라며 붙잡아 둔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1심은 "갑자기 입을 맞춘 행위가 A양에게 당혹감이나 불쾌감을 넘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이진한 2차장은 지난해 12월26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회 자리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모 일간지 및 방송사 여기자 3명을 포옹하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 감찰조사를 받았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지난 14일 감찰위원회 소위원회의 의결을 근거로 이 차장에 대해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유사 사례 및 대검 예규에 맞지 않는 가벼운 처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대검 예규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지침'에 따르면 성풍속 관련 '기소할 수는 없으나 품위손상으로 볼 수 있는 경우' 견책 이상의 징계를 내리도록 하고 있으며, 2012년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최모 전 남부지검 부장검사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jwshin@newsis.com1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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