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못돼도 상관없냐"..국정원 '심리적 고문' 논란

2014. 1. 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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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RO 자금책 혐의 수사받은 송씨

진술 거부하자 '아픈 아들' 언급

인권위 진정…수사관 사과 요구

이른바 아르오(RO) 사건 조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심리적 고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르오 자금책 혐의로 국정원 수사를 받고 있는 송아무개(45)씨는 9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중증장애를 앓는 아들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아버지로서 심적으로 괴로웠다"고 밝혔다.

송씨의 법률대리인 오영중 변호사는 "송씨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자 국정원 수사관은 '아픈 아들'을 여러번 언급했다"며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피의자에게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려 진술하게끔 유도했다. 이는 심리적 고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송씨는 9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송씨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2월30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의 한 조사실에서 수사관이 송씨에게 "계속 진술을 거부하는데 아들이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아픈 아들에게 관심이 없나"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수사관은 또 "지난번 주거지 압수 당시 아들이 아프던데 병명이 뭐냐. 압수 당시 아픈 아들을 구급차에 태워 모처로 이동했는데, 이동한 곳이 어디냐"고 거듭 물었다고 오 변호사는 전했다.

오 변호사는 이런 조사방식은 '심리적 고문'에 해당한다며 국정원에 변호인 의견서를 내어 사과를 요구하고 유사행위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지닌 송씨 아들(11)의 인권을 침해하고 모독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심리 압박을 통해 피의자 진술을 강제하려는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달 초 해당 수사관은 "의도가 그게 아니었다. 단지 아이 안부가 궁금했다"고 전화를 통해 알려왔다고, 오 변호사는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어 반박했다. 국정원은 "송씨가 인적사항조차 대답하지 않아 '가족이 관련된 문제인데 그렇게 무관심하냐'는 취지로 말한 것일 뿐"이라며 "사실을 왜곡해 수사를 방해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아들 장애에 대한 질문은 압수수색 상황을 송씨에게 설명하고 적법성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중증장애인인 아들의 충격을 예방하기 위해 응급차로 아들을 친척집에 이동시킨 뒤 압수수색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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