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에도.. 황우여 "역사교과서, 국정교과서가 옳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7일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학사 교과서가 학교와 시민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받은 시점에 나온 그의 발언은 검정교과서 체제를 흔드는 과거 회귀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YTN 신년 대담에서 "역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을 하는 것도 좋지만, 국가가 공인하는 한 가지 역사로 국민을 육성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역사는 한 가지 교과서로 가르치는 게 국가적 임무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당 차원에서 역사교과서를 현재의 검인정 체제에서 과거 국정교과서 체제로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엔 "당에서는 조심스럽지만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의 합동신년회에서 교학사 한국사 고교 교과서 채택이 잇달아 철회되는 데 대해 "교과서를 하나 만들었는데 1%의 채택도 어려운 나라가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현행 교과서 검정제도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국민을 육성과 계몽의 대상으로 간주했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교과서에서도 사라진 '국민교육헌장'을 연상케 한다는 날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현 정부가 이념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기보다 가식적인 형태로 교학사를 내세웠던 것인데, 검정 체제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완패로 돌아가자 이것저것 구차하게 하지 않고 국정교과서 체제를 드러내 놓고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결국 유신의 헌법체제와 그때의 국가관·역사관·사회관을 정립시키겠다는 뜻으로 국민들을 국가에 맞춰서 끼워넣는 국민교육헌장식 발상"이라며 "정부는 교학사 교과서가 실패한 데서 국민들의 뜻을 전혀 읽지 못하고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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