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끌려다녀 아쉽다"
"예산안 대법원 제소는 최후의 수단"…"꿈을 주는 교육감 목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한해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에 너무 끌려 다닌 것 같다"며 "이 시간을 좀 더 생산적으로 썼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문 교육감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과거의 일에 시간을 너무 많이 쏟은 것을 꼽았다.
그러나 문 교육감의 행보가 '곽노현 전 교육감 지우기'라는 지적에는 "'누가 만든 정책이기 때문에 없앤다'는 단순한 발상을 하진 않는다"며 "그 자체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서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컨대 학생인권조례는 일부 조항에서 교사의 소신 있는 생활지도를 제한하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문 교육감은 "학생들은 미성년자이므로 어른들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학교는 교육하는 곳인 만큼 학생이 옳지 못한 행동을 하면 지도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데 지금은 학생이 담배를 피우는 게 확실해 보여도 조례 때문에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소년들의 '안녕들하십니까' 벽보 부착 문제도 같은 선상에서 바라봤다.
문 교육감은 "대학과 중·고등학교는 다르다"며 "중·고생이 학교 내에서 하는 모든 행동은 교육적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은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그 내용이 사실인지, 증거가 있는지, 학생 고유의 생각인지 등을 따져 보고 교사의 지도 아래 의사표현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교육감은 시교육청 사상 처음으로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예산안을 부동의하고 재의요구를 하기로 했다.
문 교육감은 "정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난 1년간 학교장, 교육장 등과 협의해 짠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당장 시급하지 않은 지역구 사업예산을 증액한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만 대법원 제소는 가급적 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는 "시의회가 예산으로 그대로 재의결해 시교육청이 대법원에 제소하는 상황까지 가면 6개월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그전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교육감은 올해 추진할 정책 중 '스마트실험 연구학교'에 특히 애착을 보였다.
그는 "교사가 원하는 수업 방식에 맞춰 전자칠판, 영상, 로봇 등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평가도 지금처럼 중간·기말시험으로 보는 게 아니라 수업 중 학생의 참여도, 1년간 성취도 등을 스마트 기기로 집계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육감은 보궐선거로 당선됐기 때문에 임기가 오는 6월 끝난다.
문 교육감은 재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상황과 여론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오는 3월 말께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교육감 선거 방식에 대해서는 "직선제는 찬성하지만 선거에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며 "국가가 선거 비용을 보전하는 선거공영제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문 교육감은 올해의 목표로 "꿈을 주는 교육감이 되는 것"을 꼽았다.
그는 "학창 시절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라 따분할 수 있지만 꿈이 있으면 꿈을 향해 몸과 마음이 움직이게 돼 있다"며 "학생들이 꿈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꿈을 주는 교육감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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