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유다인 "공유와 '건빵선생' 이후 8년만에 재회, 떨렸다" [인터뷰]

윤효정 기자 2014. 1. 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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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유다인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유다인(30)은 '용의자 몇 명이나 봤으면 좋겠어?'라는 공유의 물음에 "100만이요?"라고 답했다가, 동료 배우들의 꾸지람을 들었다. '혜화, 동'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천국의 아이들' 등 유다인이 출연했던 독립영화 등은 10만 관객도 큰 숫자였다. 유다인에게 "100만이라는 숫자는 어마어마했다.

'다행히도' 유다인이 출연한 영화 '용의자'(감독 원신연 제작 그린피쉬)가 박스오피스 2위로 흥행 순항 중일 때 서울 삼청동에서 그를 만났다. '용의자'에서 유다인은 방송사에서 해고당한 기자 출신 PD 최경희로 분했다. 다큐멘터리 촬영을 핑계 삼아 지동철(공유)에게 접근해 우연히 지동철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속 지동철을 둘러싼 사건의 중요한 키를 가진 인물.

유다인은 "영화를 보니 수많은 남자 선배들 사이에서 그래도 제가 캐릭터의 몫은 다 하고 있는 것 같았고, 그 일원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라고 운을 뗀 뒤 "한편으로는 제가 조금 더 유연하고 즐기면서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라고 털어놨다.

정적이었다. 휘몰아치는 감정도 속으로 삼키고 소리를 지르는 대신 눈으로 말하는 여자, 유다인이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는 그랬다. 그러나 이번 '용의자'의 최경희는 발로 뛰고 맞서야 하는 여자였다.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표현하는 연기는 해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최경희는 굉장히 당차고 자신감이 넘치는 '무대뽀'여서 그 표현을 겉으로 드러나게 해야했죠. 하면서 '이렇게 하는게 맞나' 매일 고민했어요. 개인적으로는 표현적이지 않은 연기를 더 좋아하기는 해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 현장에서 유연하지 못했고 자꾸만 행동이 멈칫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어요."

원신연 감독은 유다인에게 최경희 역할을 제안했다. 유다인은 시나리오 상에서 캐릭터가 분명하게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원 감독은 곧바로 수정본을 전달했다. 이에 유다인은 '감동'해서 출연했다. 유다인은 "누군가에 의해서 있는 캐릭터가 아닌 스스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라고 전했다.

유다인이 기존에 했던 캐릭터만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첫 상업영화였고 준비기간과 큰 스케일을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

"'용의자' 처음 들어갈 때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상업영화가 처음이어서 적응을 잘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저 혼자 영화에 섞이지 않을까봐, 너무 튈까봐 고민했죠."

"편집된 부분도 있어요. 욕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제가 그걸 너무 심하게 했나봐요. (웃음) 'XX' 'X같네' 라고 말하는데 제가 너무 세게 해서 편집할 때 홍일점 캐릭터까지 너무 거칠면 캐릭터가 잘 살지 않을 것 같아서 편집됐죠."

낯선 환경과 배우들, 유다인에게 '용의자'의 첫인상은 그랬다. 그러나 1년여에 걸친 촬영기간 동안 이들은 '팀'이라는 이름이 익숙해졌다. "후반작업이 길었고 그래서 서로 정이 많이 들었어요. 힘들게 촬영한 것도 많아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공유 박희순 조성하 김성균 등 '오빠'들이 많았던 촬영장에서 유다인은 홍일점으로 사랑을 받았다. "처음에는 어려웠죠. 그리고 여자라서 감독님을 비롯해서 조금은 어려워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영화나 TV로 보던 분들을 현장에서 보니까 신기하더라고요. 제가 낯가림이 심한데도 잘 챙겨주셨어요."

"처음에는 그런데 지금은 정말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시고 무대인사를 할 때도' 다인아 너무 진지하게 하지마'라고 조언해주곤 하세요.(웃음) 촬영하면서 그리고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만나서 틈틈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들이 많았어요. 더 많이 친해졌죠."

특히 술이 이들을 더욱 가깝게 했다. "술을 진짜 못했는데 '용의자' 하면서 많이 늘었어요. 사케도 처음 먹어봤어요"라며 웃는 그다.

'용의자'의 지동철 역할을 맡은 공유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2005년 4월 방송된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 공유와 함께 출연했던 것.

"평소에 공유 선배의 작품을 많이 봤죠. 그리고 '건빵선생과 별사탕'이라는 드라마를 같이 했어요. 선배는 주인공이셨고 저는 에피소드 하나를 맡은 인물이었죠. 저는 당시에 이름도 없는 단역이었고 그 분은 주인공이었어요. '내가 인사하면 받아줄까?'하는 고민을 할 정도로 거리감이 있었어요. '용의자'에 캐스팅되고 맥주를 마시는 자리가 있었는데 다시 만난거죠. 정말 떨렸어요."

그러나 공유는 유다인 단번에 알아봤다고. "공유선배를 다시 뵙는 것도 놀라웠지만 당시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선배와 제가 나란히 이름을 내걸고 작품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온 것도 정말 신기했어요. 기억을 못 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공유와 또 한 번 놀라운 순간을 맞게 된다. '용의자' 후반부 지동철과 최경희가 짧은 찰나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는 장면이다.

"'용의자'를 하면서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었어요. 능동적인 캐릭터인데 저 스스로 자유로워져야겠더라고요. 지동철과 눈빛을 마주치는 장면에서 공유씨를 봤는데 '어?진짜 지동철이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그런 경험 연기하면서 처음 느껴본 거예요. 정말 신나서 감독님에게 '방금 진짜 동철이였다'면서 막 말했던 기억이 있어요."

원신연 감독은 유다인을 '보통의 여배우가 지니지 않은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표현했다. 유다인은 겸손하게 "정확한 색깔이 없다는 말 아닐까요?"라고 되묻는다. "그게 단점이자 장점인 것 같아요. 어떤 옷을 입히거나 어떤 역할을 맡기거나 무난하고 어색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뜻 같아요. 연예인으로서 확 부각되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단점이기도 하지만, 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하려고요."

고등학교 때 우연히 명함 한 장을 받고 연기학원에 갔다. 손에 툭 쥐어진 대본을 읽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유다인은 그 때 "아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라고 느끼고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

고준희 장희진 정겨운 등 함께 시작한 배우들이 먼저 승승장구할 때 마음고생도 했다. 유다인은 "저도 주목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죠. 그런데 8년을 활동해보니까 각자가 가야 할 길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버티는 사람이 오래간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어요. 연기하는 것 외에는 다른 것에 관심도 별로 없고 잘 하지도 못해요."

그리고 서른, 유다인은 '용의자'로 다시 한 번 배우로서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얼굴에 주름이 지는 건 신경쓰이는데 그 외의 모든 것은 다 좋아요. 서른이 되니까 예전에 봤던 것을 또 봐도 다른 걸 느껴요. 연기하는데 훨씬 도움이 많이 되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또 앞으로 나가야죠."

[티브이데일리 윤효정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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