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교회는 선교유적지.. 철거 대신 보존을"

2013. 12. 3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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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동대문교회역사보존추진위원회 소속 50여명이 30일 철거 위기에 놓인 동대문교회 보존을 위해 서울 세종대로 기감 본부 앞 희망광장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126년 선교유적지 반드시 지키자!'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시의 동대문성곽공원 조성사업에 따른 교회 철거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을 알린 교회종, 남녀가 한 자리에서 처음 예배를 드린 'ㄱ'자형 예배당 등 우리나라 근대사와 선교 역사를 함께 간직한 교회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동대문교회 2대 담임목회자였던 헐버트 선교사와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13대 담임 손정도 목사의 숨결이 남아있는 교회"라고 설명했다.

기도회를 마친 뒤에는 교회 역사를 담은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동대문교회 보존을 위한 새벽 및 촛불기도회는 지난 달 12일부터 교회 주변에서 열렸고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임준택 기감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일제강점기 절망 속에서도 여명의 종을 울려준 동대문교회의 회복을 위해 확신을 갖고 기도하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동대문교회 현장을 비공개 일정으로 방문하자 일각에선 "서울시의 철거 계획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왔다. 서울시는 기감 측이 철거 반대 목소리를 높이자 교회 건물을 해체할 때 현장 재조사를 통해 보존 가치를 지닌 것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또 기념동판 외에 교회 흔적을 남기는 방안을 기감 측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는 다음 달 중 동대문교회를 철거하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감 측과 협의를 계속 하겠지만 이는 교회 흔적을 어떻게 남길지에 대한 것으로 국한된다는 게 시 측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현황 파악을 위해 시장이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며 "교회는 이미 계획대로 비워진 상태이고 교회를 철거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마무리 됐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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