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인생 좌절은 없다] 김영만 향천 대표 | 남 탓 말고 나를 돌아보세요

2013. 12. 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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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 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죽도의 거센 바닷바람도 느껴지지 않았다. '자금이 부족해서, 친구가 배신을 해서, 가족들이 이해해 주지 않아서,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오랫동안 꽉 막혀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었던 명치가 뻥 뚫리는 듯했다.

통영 죽도에서 진행된 4주간의 힐링캠프는 김영만 향천 대표(47)에게 제2의 인생을 만들어줬다. 당시 배운 명상법을 지금도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하루에 1시간씩은 꼬박 실천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자신을 돌아보다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풍만해지면서 신기하리만치 늘 해법이 나온다고.

대구 달성군 소재 식품업체인 향천의 김영만 대표는 지난 2002년 누룽지 제품과 누룽지 제조 기계를 개발해 한때 연매출 36억원을 올리던 '잘나가는' 사장님이었다. 하지만 신제품 개발을 위해 조급하게 진행한 투자가 자금 압박으로 이어졌고 2008년 결국 회사가 도산했다. 재기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이미 신용불량자가 된 김 대표가 설 자리는 없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친구를 대표이사로 내세워 사업을 재개했다. 경험도 있고 신제품 아이디어도 있는 터라 순조롭게만 진행될 것 같았다. 하지만 동업자이던 친구는 김 대표 몰래 회사를 매각해 버렸다. 신용불량자였던 김 대표는 손수 일군 회사에서 항의 한마디 해보지 못하고 그대로 내쫓겼다.

가족들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 결국 가족들과 떨어져 살게 된 김 대표는 생계를 위해 장기매매까지 생각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빠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실패 중소기업인을 위한 힐링캠프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무작정 죽도 재기원에 들어갔다.

"이전에는 항상 외부 환경을 탓하고 원망했습니다. 재기원에서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나를 먼저 돌아보고 내 안에서 실패의 원인을 찾는 노력을 한다는 거지요.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일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힐링캠프를 마친 후 다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재창업 자금 2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9월 향천 대표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누룽지를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대신 숭늉차를 커피믹스처럼 스틱형으로 만들어 편리하게 마실 수 있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재창업 1년째, 이제 김 대표는 월 9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건실한 중소기업 사장님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38호(13.12.25~12.3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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