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민축구단 초대 감독 '최고령' 75세 박종환 내정..축구계 "정치적 인선" 비판

김세훈 기자 2013. 12. 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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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을 이끈 박종환 감독(75·사진)이 시민구단으로 탈바꿈한 성남시민축구단 초대 감독으로 내정된 데 대해 축구계 반응은 비판적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20일 "성남시가 박 감독과 연봉협상을 하고 있으며 23~24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박 감독은 2006년 11월 대구FC 감독을 그만둔 지 7년여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다. 75세 감독은 국내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최고령이다. 춘천 출신인 박 감독은 서울시청, 성남 일화, 대구 등에서 창단 감독으로 일하면서 강한 체력과 스피드, 조직력을 앞세운 '벌떼 축구'를 선보였다. 성남 일화 감독으로 1993년부터 3시즌 동안 K리그를 3연패하며 최고 전성기를 보냈다. 박 감독은 "감독 생활만 41년째다. 못할 게 없다"고 자신했다.

박 감독 선임에 대한 축구계 시각은 곱지 않다. 성남시 축구계를 잘 아는 관계자는 "박 감독은 민주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다시 받기 위해 민주당 측 요구를 들어준 것 같다"고 전했다. 나이가 너무 고령인 데다 현장감각이 무뎌진 것도 불안 요소다. 박 감독이 선호하는 맨투맨식 체력축구가 중년층 이상에게는 몰라도 해외축구에 매료된 젊은 팬들에게 어필할지는 미지수다.

축구단 운영의 연속성을 감안하면 좋은 선택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성남 축구단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안익수 감독이 2년 동안 규율과 기강을 바로잡으며 선수단을 잘 이끌어왔고 현재 선수들도 모두 안 감독이 직접 뽑은 선수들"이라며 "안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는 게 축구단을 위해서는 좋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성남시가 성남 일화의 흔적을 없애고 새출발해야 한다는 명분 때문에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안 감독을 내친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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