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프렌들리'가 땅값 떨어뜨린다?성북구 '성소수자 권리 선언' 반대 '황당 논리'

입력 2013. 12. 11. 17:20 수정 2013. 12. 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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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수단체 반대로 성북구 '주민 인권선언' 제정식 무산

주민 항의에 누리꾼들 "땅값 운운 웃기는 이유" 비판

서울 성북구(구청장 김영배)가 10일 '성소수자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한 <성북 주민인권선언문> 제정식을 하려다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의 반대집회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11일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는 반대집회를 벌인 이들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성북구는 10일 성북구 청사에서 <성북 주민인권선언문> 제정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 성북구를사랑하는모임,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등 보수적 시민단체 회원들이 "성북구청은 동성애를 조장하는 주민인권선언문 조항을 삭제하라"며 제정식장에 난입해 결국 무산됐다. 이들은 이날 성북구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와 동성간 동거 행위는 건전하고 윤리적인 성문화를 파괴할 뿐 아니라, 건강한 가정과 사회의 기초를 무너뜨려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성북구는 동성애 도시되어 땅값 떨어지면 구청이 물어내라"고 외쳤고, 일부에서는 "성북구 주민을 우롱하는 성북구청은 성북게이청"이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이 항의하는 이유는 성북구가 제정한 주민인권선언문 가운데 '성북구는 성소수자가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돼 있는 제16조 때문이다. 성북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 문구를 삭제하라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주민들은 게시판에 "동성애가 확산되고 허용된 울타리 없는 어지러운 들판에 놓여 공부하게 되는 자녀들에 대한 권리는 존중해주지 않는 건가요?", "개돼지랑도 성관계해도 진정한 사랑에서 나온 행위라고 인권보호해줘야 한다고 나오겠네"라는 내용의 항의글을 올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11일 트위터 등 SNS상에서는 인권선언문 제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땅값을 걱정하는 주민들을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아이디 @Gy****)은 "시티마케팅에서 게이프렌들리는 거의 상식적일 정도로 흔한 툴. 시드니나 런던의 프라이드를 시정부가 후원하는 것은 단지 인권뿐 아니라 게이프렌들리가 관광 수익이나 지역브랜드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성북구의 땅값 운운이 웃기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누리꾼은 이어 "파리의 어떤 거리에 게이 비즈니스맨들이 카페와 술집을 열면서 게이프렌들리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가게들은 번창했고 그 거리는 파리 최고의 세련되고 핫한 지역이 되어 땅값도 관광객도 폭등. 그게 마레지구"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누리꾼(아이디 @co****)도 "대폭 후퇴된 인권선언문이나마 극우세력으로부터 방어해야 하는 현실. 성소수자 인권 보호에 땅값 폭락 운운하며 1년여 준비한 성북구인권선언문 채택을 반대하는 극우세력들"이라고 비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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