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이혼·재혼 현황’ 자료를 보면 결혼생활 20년을 넘긴 부부의 지난해 이혼 건수는 3만200건으로, 사상 처음 3만건을 넘겼다. 2009년 증가세가 한풀 꺽였던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는 2010년 증가세로 돌아선 뒤 3년째 계속 늘어나고 있다.
동혼식(결혼 15주년 기념의식)을 넘긴 결혼생활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이 늘어나는 것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부장 문화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 개념의 부부관계가 여성의 경제 활동 증가와 남녀 평등 인식 확산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20년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4%로 늘어나면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1년까지 가장 비중이 컸던 결혼생활 4년 이하 부부의 이혼 건수는 24.7%(2만8200건)로 20년 부부보다 적었다.
이혼 하는 부부의 절반 가량은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였다. 지난해 미성년자녀가 없는 부부의 이혼 건수는 5만3700건으로 전체 이혼의 47%를 차지했다. 자녀가 많아질 수록 이혼도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녀가 각각 1명, 2명 있는 부부의 이혼은 2만9900건(26.2%)과 2만6200건(23.0%)였다. 반면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부의 이혼 건수는 지난해 4100건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이혼은 2004년 이후 9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 역시 2.3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1.1건 줄었다. 남자와 여자의 평균 이혼연령은 각각 45.9세와 42.0세로 30년 동안 10세 이상 높아졌다.
전체 재혼 중 남자 초혼과 여자 재혼 부부의 구성비는 26.9%로 전체 재혼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남자와 여자의 평균 재혼연령은 각각 46.6세와 42.3세로 30년 전에 비해 7세 이상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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