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성, 남친 살해 후 그의 아이 임신 확인..죄책감에 출산키로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에서 한 여성이 헤어지자는 말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남자친구를 살해한 뒤 그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죄책감에 아이를 출산하기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에 따르면 베이징시 중급법원에서 이날 임신 5개월인 왕(王)씨(31)가 동거 중이던 남자친구인 쉬(徐)씨(23)를 살해한 사건에 대한 심리가 열린 가운데 검찰이 피해자 모친이 임신한 아이를 출산하기로 한데 대해 왕씨를 용서하기로 했다며 이런 정상을 참작해 처벌 수위를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법정에서 왕씨는 불러오른 배를 연신 만지며 눈물을 흘리면서 죄를 반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서북 지역 출신의 왕씨는 5년 전 베이징에서 같은 고향의 쉬씨를 만나 교제하기 시작해 3년 전부터 동거해 왔고, 그동안 두 사람 관계는 줄곧 좋았으며 특히 8살 연상인 왕씨가 남자친구를 극진하게 돌봐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6월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고, 사건 당일인 6월8일 두 사람이 동거하던 집에서 쉬씨는 다른 여자가 생긴 사실을 밝히며 왕씨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배신감에 화를 참지 못한 왕씨는 쇠망치로 쉬씨의 머리를 수 차례 내리쳐 살해했다.
그 다음날 왕씨는 경찰에 검거돼 고의살인죄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러나 살인을 저지르고 줄곧 죄책감에 시달려왔던 왕씨는 7월 자신이 쉬씨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발견했고, 속죄하기 위해 아이를 출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편 피해자의 어머니인 장씨는 자신의 외아들을 살해한 왕씨의 임신 사실과 출산을 결심한 사실을 전해 듣고 그녀에게 새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처참하게 살해된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살인자가 꼭 사형을 받도록 하게 하려고 생각했었다며 자신이 그녀를 용서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법원은 당일 왕씨의 형을 확정하지 않았고, 아직 심리 중이다.
이밖에 피해자 어머니 장씨는 왕씨가 복역하는 동안 아들의 아이를 돌볼 예정이라고 밝혔고, 왕씨의 어머니 역시 자신의 딸을 용서한 장씨 가족에 고맙다고 연신 인사하면서 그 고마움의 표시로 주변에서 돈을 빌리는 등 10만 위안을 모아 장씨 부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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