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오로라공주' 성소수자 표현, 이쯤 되면 몰상식?

입력 2013. 11. 29. 07:37 수정 2013. 11. 2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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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성소수자의 사랑이 장난이란 말인가.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가 동성애자가 하루 아침에 이성애자가 되는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전개로 성소수자들은 물론이고 안방극장을 눈살 찌푸리게 했다.

'오로라공주'는 지난 28일 방송된 134회에서 동성애자였던 나타샤(송원근 분)가 지난 8월 하차한 후 본격적으로 다시 등장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나타샤는 과거 연인이었던 박사공(김정도 분)에게 "나 축하해줘, 남자 됐어. 여자가 예뻐보여"라면서 이성애자 선언을 했다.

사공은 놀라면서 "어떻게?"라고 되물었고, 나타샤는 "맨입으로 들으려고? 밥이라도 사라"라고 농담을 했다. 그동안 나타샤는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다소 여성스럽게 그려졌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날 나타샤는 남성적인 머리스타일과 점잖은 목소리로 자신의 성정체성이 바뀌었음을 드러냈다.

이 같은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로 변모하는 상황은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동성애자가 이성애자로 정체성이 바뀐다는 이야기는 사회적인 약자인 성소수자들에 대한 몰이해한 시선에서 비롯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는 것. 이 같은 장면은 그동안 '오로라공주'가 성소수자들을 다소 우스꽝스럽게 다뤘던 것과 맥을 같이 하며 안방극장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다른 이들과 다른 성정체성으로 인해 지금 이 순간도 고민과 상처가 많을 이들에게 '오로라공주'는 또 한번 큰 상처를 남긴 것과 다름 없는 것. 이는 암세포도 생명이라면서 암치료를 거부하거나, 공포 영화급인 막장 시집살이와는 차원이 다른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몰상식한 전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회적인 약자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이야기는 제 아무리 이 드라마가 개연성이 떨어지고 설득력이 부족한 드라마라고 이미 낙인 찍혔다고 해도 헛웃음만으로 끝나기에는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임성한 작가가 앞으로 나타샤가 어떻게 이성애자가 됐는지에 대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릴지는 모르겠으나, 상황 설정만으로도 이미 드라마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넘기기에는 도를 넘어섰다.

물론 나타샤를 연기하는 송원근이 뛰어난 연기력과 독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기에 재등장을 반갑게 여기는 분위기다. 그래도 나타샤의 재등장과 이성애자 선언은 '오로라공주'가 끝끝내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드라마로 굳히는 이유가 됐다.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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