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역사 동대문교회 지키자" 감리교 평신도들 연일 기도회

2013. 11. 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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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서울시의 동대문성곽공원 조성사업으로 내년 1월 철거될 위기를 맞은 동대문교회를 지키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평신도들도 120여년 역사를 간직한 동대문교회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폐쇄된 교회 인근에서 연일 기도회를 열고 있다.

기감 유지재단 관계자는 28일 "서울시의 동대문교회 철거 집행을 중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조만간 법원에 낼 계획"이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전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공문을 최근 서울시에 보내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감 유지재단은 먼저 교회 이전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유지재단 명의가 아닌 동대문교회 명의로 경기도 광교신도시의 교회 이전 부지 매입 계약이 이뤄졌고 동대문교회 담임 서기종 목사가 교회 이전 부지를 사들이기 전 구역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그 근거다. 기감 총회재판위원회는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서 목사에 대해 지난 22일 가장 강력한 벌칙인 출교 처분을 내렸다.

동대문교회를 지키기 위한 감리교회 평신도들의 기도운동도 뜨겁다. 교회를 비워준 다음날인 지난 12일부터 동대문교회 인근에서 매일 새벽기도회를 갖고 있다. 28일 오후에는 기감 서울연회 장로회원들을 주축으로 10여명의 성도들이 교회 옆에서 촛불기도회를 가졌다. 동대문교회 주변은 현재 철거 공사를 위한 펜스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 부지가 서울시 소유임을 밝히며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문도 붙어 있다.

기감이 이처럼 총력전을 펴는 이유는 최근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교회 철거가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기감 유지재단은 교회 부지를 비워달라며 서울시가 서울중앙지법에 낸 명도소송 1심 재판에서 지난 10월 18일 패소해 항소한 상태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공사 준비를 완료하고 내년 1월 철거를 시작해 연내에 1만1519㎡ 넓이의 동대문성곽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교회 터에는 동대문교회의 간략한 역사를 기록한 지름 2m짜리 동판을 바닥에 설치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동대문교회의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기념관을 건립하는 방안은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공원법 상 공원 부지에 기념관을 건립할 수는 없다"며 "다만 철거를 할 때 문화재전문가와 함께 보존 가치가 있는 시설물이 있는지 다시 한 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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